사본 -최정애사진
최정애 파주경찰서 수사과 경사
"엄마, 지금 휴대전화 액정이 깨져서 컴퓨터로 연락하는데, 친구한테 돈을 보내줘야 하거든, 엄마가 대신 좀 입금해 줘."

누군가 아들, 딸인 것처럼 평소와 같은 말투로 카카오톡이나 문자를 보내 돈을 요구한다면 나는 어떻게 할까?

'보이스 피싱'은 이제 우리 사회 깊숙이 들어와 있는 범죄다. 전화로 검찰이나 국세청 등 공공기관을 사칭해 돈을 요구하는 보이스 피싱 범죄는 잘 알고 있지만 최근에는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문자를 이용한 'SNS 메신저 피싱' 피해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SNS 메신저 피싱'은 개인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을 해킹해 얻은 정보를 이용해 프로필 사진까지 변경하고 접근한 후 휴대전화 고장 등을 이유로 직접적인 연락이 불가능하다며 계좌이체, 문화상품권이나 구글플레이 기프트카드 등을 요구해 편취하는 범죄다. 2018년께부터 시작된 이 범죄는 날로 증가하면서 수법까지 교묘해져 피해액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말투나 수법이 너무 교묘해 'SNS 메신저 피싱' 범죄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필요한 상황이다.

메신저 피싱 범죄자는 시민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카카오톡으로 "엄마, 지금 휴대전화 액정이 깨져서 컴퓨터로 연결해 연락하고 있어"라는 글을 먼저 보낸 뒤 "휴대전화 액정이 안 보여 인증을 못하는데, 엄마가 대신 돈 좀 보내 줘"라며 돈을 요구한다. 특히 문화상품권이나 구글플레이 기프트카드를 구입해 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아 이 같은 문자를 받을 경우 아들·딸이 맞는지 반드시 통화해서 확인해야 한다.

문화상품권이나 구글플레이 기프트카드는 직접 판매처에 가서 구입한 후 '핀번호'를 보내줘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다량으로 구입을 요구하거나 핀번호를 찍어 보내달라고 할 경우 꼭 의심해야 한다. 이들 범죄는 수법이 날로 교묘해지면서 불안한 서민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만큼 경찰청은 일선 경찰서에 'SNS 메신저 피싱' 근절을 위한 '보이스 피싱 전담팀'을 설치하고 범죄예방 홍보 및 집중 단속을 벌이고 있다. 우리 모두 '메신저 피싱'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정애 파주경찰서 수사과 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