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레고 조형물 대안으로
우리나라에서도 국회 노동위원회 소속 노웅래 의원이 지난 9월 25일 동물쇼를 금지하는 내용의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내 수족관의 잇따른 고래류 폐사와 체험 행사의 동물 학대 논란을 반영한 것이다.
미국의 '엣지 이노베이션'이라는 회사가 공개한 영상 속 돌고래 로봇은 진짜 돌고래와 매우 흡사하다.
'애니메이션'과 '일렉트로닉스'를 결합한 말인 '애니메트로닉스'는 전기로 움직이는 동불 로봇을 조종하는 기술을 말하는데 주로 영화에 등장하는 동물 모형을 제작하던 '엣지 이노베이션'은 최근 동물 로봇 개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이 회사는 "돌고래쇼를 위해 전 세계에서 3천여 마리의 돌고래가 포획됐다"고 말하며 애니메트로닉스 기술이 동물원을 찾는 관람객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기술의 개발로 멸종위기의 동물이나 멸종된 동물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살아있는 동물이 없다면 무슨 재미로 동물원에 갈까? 미국 텍사스 주 샌안토니오 동물원은 코로나 19 확산으로 문을 닫았다가 지난 7월 다시 문을 열며 레고 블록 수 십만개를 활용해 실제 동물과 똑같은 크기의 조형물을 공개했다.
동물원 소셜네트워트 서비스(SNS)에 공개된 레고 판다 사진을 보고 사람들은 "멋있고 특별하다", "몇 초 동안은 진짜 판다인 줄 알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런 추세로 간다면 동물 없는 동물원이 개장할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동물원에 갇혀 자유를 빼앗긴 채 살아가는 동물들이 안타까운 측면도 있고 코로나의 영향으로 사람들이 동물원을 많이 찾지 않는 현실에서 레고 동물원이나 로봇 동물원 등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생각해 본다면 드라이브스루 동물원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사파리 차를 타고 여러 사람이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 검사처럼 자신의 자동차를 타고 동물들을 구경하는 것도 한 번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다.
반면 진짜 살아있는 동물을 볼 수 있는 동물원을 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동물들의 복지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을 해 보아야 할 것이다. 동물마다 쾌적한 우리의 크기와 환경, 그리고 사육사의 인성 교육 등을 구체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수원 영덕중 정유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