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어르신 위해 주3회 방문진료
"의사 처음본다는 아이에 의무감 느껴
…수입적어도 '선례' 의사 동참 늘길"
"지금 시대에도 '왕진'이 있어요?"
소외 이웃들을 찾아 왕진을 가는 우리 동네 '주치의'가 있다.
파주시 금촌동 연세송내과 송대훈(내과 전문의) 원장은 "'정말 의사가 집까지 와 진료를 해주느냐?'고 묻는 환자들이 많다"면서 "아파도 병원 갈 엄두를 내지 못하는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과 어르신들을 위해 1주일에 세 차례 방문진료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 원장은 월·금요일만 병원에서 진료하고 화·수·목요일에는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의 곁으로 달려간다.
"처음엔 목요일 오후에만 왕진을 나갔는데 요청하시는 분들이 많아져서 세 차례로 늘렸다"며 "체력적으로 좀 힘들긴 하지만 기다리는 장애인과 어르신들을 생각하며 답답한 진료실을 벗어나니까 좋은 점이 더 많다"고 환하게 웃는다.
송 원장의 왕진은 2년 전 '찾아가는 방문진료' 시범사업이 시작되면서부터다. 이 사업은 1~3급 중증 장애인이 건강주치의로 지정된 의사와 함께 만성질환(일반건강관리) 등을 지속적이고 포괄적으로 관리하는 제도다.
송 원장은 "어느 장애인 가정에 방문 진료를 갔는데 '우리 애가 의사 얼굴을 본 게 처음'이라는 말을 듣고 가슴이 아팠다"며 "왕진을 계속해야겠다는 의무감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처음에는 장애인 건강주치의 제도가 알려지지 않아 방문진료를 요청하는 가정이 없었다"며 "고민 끝에 사회사업가(사회복지사)와 전문 간호사를 갖추고 직접 환자를 찾아 진료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했다"고 그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송 원장은 이후 지난해 12월부터는 '재가노인 왕진'사업까지 폭을 넓혔다. "요양원 촉탁의사를 하면서 거동이 불편해 병원 진료를 받지 못하는 재가노인 환자들이 매우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그는 "재가노인과 장애인 왕진을 위해 작년 4월 가정간호센터를 개설했다"고 말했다.
그가 찾아가는 장애인 및 방문진료 환자는 하루 여섯명 가량으로 수입은 겨우 직원 인건비 정도지만 장기적인 사업 포부를 가지고 있다. 장애인에게도 체계적인 교육시스템과 물리치료, 치과 치료 등 외래 진료와 차이가 없는 포괄적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 모델을 만들고 싶은 것이다.
송 원장은 "파주는 중증장애인만 8천명으로 이들을 제대로 돌보기 위해서는 적어도 20명의 주치의가 필요하다"면서 자신이 선례를 남겨 뒤를 잇는 의사들이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그는 "이것이 진정한 1차 진료이고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거동이 불편하든 그렇지 않든 모든 환자의 주치의가 되고 싶다"며 방문진료가 조속히 정착되길 바랐다.
파주/이종태기자 dolsae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