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 배달의민족 '딜리' 개발
수원 앨리웨이 광교서 시범 운영
사람들·오르막길도 장애물 안돼
경기도 개발 앱 이달중 선보일 듯
"사장님, 딜리 왔어요."
3일 오후 수원 앨리웨이 광교의 한 식당 앞. 배달로봇 '딜리'가 출입문 앞에 멈춰 섰다. 가게 직원이 주문받은 음식을 넣자 딜리는 여섯 바퀴를 움직여 오르막길을 올라 앨리웨이와 연결된 광교 아이파크 아파트에 도착했다. 딜리 안에는 30여분 전 앱을 통해 주문한 김밥 두 줄이 들어있었다.
로봇이 과연 무사히 배달을 마칠 수 있을 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둘 수 없었지만 기우였다.
'딜리'는 앨리웨이 내 많은 사람들 사이를 무리 없이 지나쳐 목적지까지 무사히 도착했다. 도로가 울퉁불퉁할 때는 잠시 멈춰서기도 했다. 이미 앨리웨이 안팎에선 입소문을 타, 배달 내내 어린이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어, 딜리다!"라며 반가움을 표하는 초등학생들도 적지 않았다.
배달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딜리버리'와 맛있다는 의미의 영어 단어 '딜리셔스'를 본 따 명명한 '딜리'는 민간 배달앱 1위인 배달의민족이 개발한 배달로봇이다.
지난 8월부터 수원 앨리웨이 광교에서 시범 운영 중으로 광교 아이파크 입주민이나 앨리웨이 광교를 방문하는 고객이라면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앨리웨이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28)씨는 "가게가 협소하다 보니 배달하는 분들이 내부에서 대기하기가 어려웠는데 배달로봇은 그런 어려움이 없다"며 "아직까지는 하루에 (로봇배달 주문이) 1, 2건 정도다. 겨울에는 통상 카페 매출이 감소하는데 배달로봇으로 주문하면 집 앞까지 배달이 되니 매출 증가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배달의민족은 앨리웨이 앞 광교호수공원에도 배달로봇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 9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이를 위한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를 받았다. 이처럼 경기도내 배달 생태계가 달라지고 있다.
이달 중 화성·오산·파주에서 경기도가 주도해 개발한 공공배달앱 시범 운영이 예정된 가운에 민간에선 새로운 형태의 배달로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공공배달앱 추가 사업지 공모에 22개 시·군이 신청하는 등 지자체의 열기가 뜨거운 상황 속(11월3일자 2면 보도) 수년 내로 31개 시·군 전역에서 공공배달앱 서비스가 개시될 것으로 보인다.
공공에서 보다 공정한 배달 업계를 조성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면 민간은 새로운 도전에 나선 셈이다.
배달의민족 측은 "앨리웨이를 넘어 광교호수공원에도 배달로봇을 선보일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의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을 준비 중인 경기도주식회사 관계자는 "현재 앱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지 테스트 작업 중이다. 정확한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달 중에는 시범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남국성기자 na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