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인천 아시안게임' 이듬해인 2015년 6월 SK핸드볼 코리아리그에서 인천시청은 정규리그 우승에 이어 챔피언 결정전 상대로 만난 서울시청을 꺾고 최정상에 올랐다.
1974년 국내 최초의 여자핸드볼 실업팀으로 창단한 인천시청은 진주햄, 제일생명 알리안츠, 효명건설, 벽산건설 등을 거쳐 40여년 만인 2014년 1월 재창단했다. 모기업이 경영난 등으로 팀에서 손을 뗄 때마다 인천시체육회가 구원 투수처럼 등장해 해체 위기에 놓인 팀을 돌보며 그 명맥을 이어왔다.
인천시청의 정규리그 우승 직후 기자는 인천시체육회를 함께 출입하던 지역신문 체육부 동료 기자들에게 축하 현수막을 걸자고 제안했다.
수차례 팀이 공중 분해될 위기를 헤치고 마침내 이뤄낸 재창단의 기쁨을 자축이라도 하듯 2년 연속 정상에 오른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한 취지였다.
또한, 이 팀을 유지하기 위해 매년 10억여원의 혈세를 쓰는 인천시가 정작 시민들에게 우승 소식을 알리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그 흔한 현수막 하나 걸지 않은 데 대한 항의의 의미도 있었다. 그렇게 기자단의 축하 현수막은 인천시청 정문 쪽 가로수 길에 번듯하게 내걸렸다.
핸드볼 리그의 단골 '챔피언'이던 인천시청은 이후 국가대표로 성장한 주축 선수들이 하나둘 다른 팀으로 옮겨가면서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러다 올해, 전 플레잉 코치의 갑질 의혹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인천시청은 급기야 존폐 위기에 놓였다가 어렵사리 팀 정상화를 위한 과정을 밟고 있다. 새 플레잉 코치를 뽑았고, 그동안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해 불참하려던 올겨울 핸드볼 리그에도 참가하는 쪽으로 결정이 났다. 최근에는 인천시체육회가 선수단 심리 상담을 시작했다.
언젠가 다시 이 팀을 위해 축하 현수막을 내걸 그 날을 기대해 본다.
/임승재 인천본사 문화체육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