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상수원보호구역 불합리 규제
마트 등 편의시설도 없어 '고통'
조광한 시장, 주민과 장보기 체험
안타까운 실정 알리기·개선 의지
"이장님 공책 사다 주세요. 그리고 파스, 마스크도 필요합니다."
동네 어린 학생들이 이장님에게 식용유 등의 구입을 요청했다. 약과 생필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본적인 편의시설 하나 없는 남양주시 조안면 이야기다.
5일 조광한 남양주시장은 약국, 마트 등 기본적인 편의시설이 전무한 조안면을 방문해 주민들의 삶을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진중2리 마을 명예 이장에 위촉된 조 시장은 양수대교를 횡단해 와부농협 조안지점 2층에서 생필품을 대신 구매하고 주민들에게 전달해주는 '약 사러 양수대교 건너요' 장보기 미션을 펼쳤다.
주민 50여 명이 함께 한 이날 행사는 비합리적인 규제로 수많은 불편을 겪는 주민들의 안타까운 실정과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알리고자 마련됐다. 이장과 주민들이 손에 든 '조안면 규제 천국', '우리가 마시는 물 조안면의 피눈물'이라는 피켓이 지역 현실을 말하고 있었다.
삼봉2리 장은호 이장은 "우리가 45년 동안 겪어온 아픔을 이렇게 함께 공감해주는 시간을 마련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최소한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규제개선이 절실하다. 양수대교를 기준으로 아파트와 수영장이 있고 모든 시설이 다 있는 양수리와 달리 우리는 도로 외에 아무 것도 없다"고 한탄했다.
이어 "이제라도 지역의 불합리한 규제 개선책 마련을 위해 관심을 가져달라"고 강조했다.
조 시장은 "생필품도 구매가 어려운 조안면 주민들의 고충을 직접 체험해보니 규제로 인한 피해가 얼마나 큰지 피부로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며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기 위해 시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특별한 피해에는 특별한 보상과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조안면 주민들은 지난 10월27일 헌법에 보장된 평등권, 직업선택의 자유, 재산권을 침해하는 상수원보호구역 규제에 대한 헌법소원을 청구한 바 있다.
남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