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것은 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흔하다고 해서 귀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 만큼 우리 가까이에서 생명을 보존하며 또 다른 생명을 살리는 것은 귀한 것이 아니라 흔한 것에서 비롯된다. 말하자면 우리가 살기 위해서 매일 먹는 음식에서, 마시는 물에서, 호흡하는 공기에서, 생명을 공급받으며 오늘을 살아간다. 따라서 많은 것들을 살리는 것은 보잘 것 없다고 여겨지는 더 많은 것들의 강인함이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는 것이 이치다. 그것이 있으므로 '불사신'이라는 꽃말을 가진 민들레꽃처럼 40㎞를 날아 산이나 들판, 길목 심지어 돌 틈같이 척박한 땅 등에서 지천으로 뿌리를 내리고 "밟히고 밟혀 문들어진" 폐허 속에서도 다른 생명을 잉태하게 만든다. 우리도 모르게 '가로지르는 발꿈치 뒤로' 보이지 않게 '수백 개 해가 하늘에 피었다 흰 구름처럼 폭발하는' 꽃을 보면 가벼운 것이 무거운 것보다 더 빨리, 더 멀리 가서 귀하게 되는 것. 그것은 '절름거리면서 목발 짚고' 오는 당신 삶의 느린 '봄'에다가, 무거움을 버리라고 하는 민들레꽃이 던지는 '경고'일지니. 그렇다면 욕망으로 치욕을 구부려 사는 당신도 귀하게 될 것이 아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