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내 우수 중기 상품 판매전
입점수수료탓 10~20% 할인 그쳐
방문객 "메리트 없다" 반응 냉랭
참여 업체, 유통구조 개선 목소리
추진위 "기존보다 10~15%p 낮춰"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수십 억원을 들여 진행하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이하 코세페)가 효과가 있는지 또다시 의문이 불거지고 있다.
국내 유통 구조상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나 중국의 '광군제'처럼 파격적인 가격 할인이 어려운 상황에서 고객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10일 '오프라인 우수 중소기업 상품 판매전'이 열린 성남시 분당구의 현대백화점 판교점 지하 1층 대행사장.
정부가 소비 부활을 위해 48억3천900만원을 들여 개최한 코세페의 일환이었지만, 행사가 시작된 오전 10시30분부터 정오까지 동시에 머무른 사람은 많아도 25명에 불과했다. 실 구매까지 연결된 고객은 더욱 저조해 상인들은 '장사가 썩 잘 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코세페에 대한 인식이 낮아 행사를 일부러 찾는 손님이 적은 데다, 백화점 측이 매출액 20%를 수수료로 가져가다 보니 가격 할인폭이 적어 그나마 찾아온 손님도 지갑을 열지 않은 것.
박혜민(29)씨는 "천연재료로 만든 디퓨저(방향제) 등 사고 싶은 제품이 더러 있었지만, 코세페를 지금 하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아이를 안고 행사장을 방문한 30대 김모씨는 "코세페 자체를 몰랐다"며 "가격이 그리 싸지 않아 구매할 메리트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코세페에 참가한 업체 대부분은 정가에서 10~20%를 할인하는 데 그쳤다. 상인들은 입점 수수료 20%가 부담돼 코세페가 올해로 6년째인데도 가격을 많이 낮추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도라지 가공식품을 판매한 김모(52)씨는 "입점 수수료가 솔직히 부담스럽다"이라며 "정부가 현대백화점과 협의해 수수료를 조금만 낮춰줬더라면 몇 천원이라도 더 저렴하게 팔 수 있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선글라스 업체 대표 오모(56)씨 역시 "우리는 선글라스를 직접 제조해 파는데도 원가의 33~45%가 유통비로 나가는 구조에서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추긴 어렵다"며 "코세페에서조차 수익의 20%를 수수료로 내야 해 근본적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코세페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할인행사의 소비 촉진 효과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백화점 등 유통업체도 참여시켰지만 수수료 할인을 강제할 순 없었다"며 "그래도 기존 30~35%에 비하면 10~15%P 낮아진 수치"라고 말했다.
/이여진기자 aftershoc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