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보전이 더 경제적' 확산 전망
'비대면'… 관계맺음 욕구 더 키워
공생전략 등 생존 필수가치로 인식
'포용·조화' 진정한 행복 추구 계기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우리 경제에 대한 전망은 다소 엇갈리는 편인데 이는 주로 코로나19가 종료되는 시점에 대한 견해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원래 가장 낙관적인 견해는 코로나가 금년말 종료되고 경제가 V자형의 급격한 반등을 보일 것이라는 견해였는데 이는 2021년을 앞두고 있는 지금 시점에도 코로나19가 지속되고 있음을 볼 때 이미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코로나19의 완전한 종식시점도 중요하지만 설사 코로나19가 극복된다 하더라도 결코 완전한 그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이다. 코로나19라는 단어를 들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제적 피해나 코로나 블루로 통칭되는 막연한 우울함 등을 떠올리겠지만 나는 코로나19가 비대면 산업이나 바이오산업 등 새로운 미래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는 것을 떠올리게 된다.
또 얼마전 세계 석학 7인의 인류미래에 대한 논평을 모은 '오늘부터의 세계'에서 이제는 과거 이뤄야 했으나 그렇지 못했던 개혁을 감행할 시간이며 그 선택과 결과에 의해 오늘부터의 세계가 형성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음도 떠올리게 된다.
특히 코로나19는 화석연료 과잉의존 탈피, 단기 효율성 위주의 성장제일주의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위기일수록 약자를 고려한 사회안전망 구축 및 질적 성장 도모 등 그동안 차일피일 미루어 놓았던 숙제를 더 이상은 미룰 수 없다는 절박함을 일깨워주었다. 아울러 그동안 살면서 당연시 여겨왔던 작지만 소중한 것들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게 해주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대표적인 예로 코로나19의 최초 발생시기나 장소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존재하지만 그 근원에는 자연의 섭리를 무시하고 인간중심적인 성장일변도 논리에 자연이 마지막 경고를 보냈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읽은 '코로나사피엔스'라는 책에서는 인간의 무한한 욕망을 토대로 한 현대자본주의의 종식과 함께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추구하는 경제가 도래할 것이며 코로나 19사태는 탄소배출 규제 등 관련이슈를 둘러싸고 그동안 원론적으로는 동의하면서도 개별국가가 처한 상황에 따라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해왔던 데 비해 금번 코로나19사태를 계기로 생태중심적 사고가 확연히 자리를 잡게 되고 자연을 보전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더 경제적이라는 사고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이대로만 된다면 비싼 수업료를 낸 보람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거창하지는 않지만 비대면을 강조할수록 오히려 대면접촉을 통한 진정한 관계맺음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있으며 남이 바라보는 척도가 아닌 나만의 만족감을 추구하는 합리적인 사고체계로의 전환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기대를 부풀게 한다.
필자는 직업상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이 사회의 가장 약한 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들에 직격탄을 날리면서 이들을 막바지로 몰아가는 과정을 소상공인들이 1천만원 저리대출을 받기위해 새벽 4시부터 길게 줄을 늘어선 장면을 목격하면서 체감하였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기본소득을 비롯한 그동안 테이블 위에서 논의만 되어왔던 사회안전망 수단들이 미흡하지만 사회공동체의 존속에 나름대로 기여하는 모습을 보았음은 물론 우리나라가 그동안 외세의 침략이나 경제위기 등을 맞을 때마다 이를 극복하고 재도약하는 데 일등공신이었던 협력거버넌스의 가치를 다시금 평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아직 코로나19의 종식시점은 물론 가져다줄 영향의 폭과 깊이를 예단하기에는 이르다. 하지만 변화의 흐름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대체로 의견을 같이하는 편이다. 특히 영향은 보편적인 영향보다는 산업업종이나 사회 각분야에서 차등적으로 적용되어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우울하지만 대체적인 전망이다.
하지만 희망적인 것은 코로나19를 계기로 다양성과 상호의존하는 공생전략 등의 중요성이 생존의 필수가치임이 인식된 것은 우리가 코로나19가 가져다준 위기를 극복하고 포용과 조화의 가치를 토대로 한 진정한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가 가져다준 무거운 짐은 여전히 우리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지만 함께 풀어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희망을 가지게 된 것은 코로나 19가 우리에게 가져다준 숙제이자 어쩌면 선물이 아닐까?
/백운만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