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남부소방서장
이정래 수원남부소방서장
2020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겨울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겨울이 시작되는 11월부터는 전기장판, 히터 등 난방용품 취급이 늘어나며 다른 계절에 비해 화재 발생 건수와 인명피해가 급증한다.

이에 전국 소방관서에서는 매년 11월을 '불조심 강조의 달'로 정해 시민과 함께 공유·소통하는 화재 예방 환경조성을 계획한다. 아울러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를 겨울철 소방안전 종합대책 추진 기간으로 정해 대응한다. 목표는 겨울철 대형화재와 인명피해 최소화다.

'불조심 강조의 달'을 맞아 전국 소방관서들이 다각도로 화재 예방과 대비에 철저를 기하고 있지만, 시민 안전이라는 것은 소방관서의 노력만으로 확보되는 게 결코 아니다. 대형화재는 언제 어디서 어떠한 형태로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대부분의 화재 사고는 부주의와 무관심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스스로 주변에 화재의 위험요인은 없는지, 항상 생활 속에서 점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노자의 도덕경 63장에 필작어세(必作於細)란 말이 있다. '모든 일은 반드시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뜻으로 작은 것을 놓치지 않아야 큰 일이 안 생긴다는 말이다. 세상엔 어떤 일도 갑자기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천길 높은 둑은 개미나 땅강아지의 구멍으로 인해 무너지고, 백척 높이의 으리으리한 집도 아궁이 틈에서 나온 조그만 불씨 때문에 타버린다.

하인리히 법칙(1:29:300)을 봐도 대형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연관된 수많은 작은 사고들과 징후들이 반드시 존재한다.

지난해 10월 1일 수원남부소방서 개서 이래 현재까지 관내에서 발생한 화재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 담배꽁초, 쓰레기 소각, 음식물 조리, 용접작업 시 불씨·불꽃 방치 등 부주의로 인한 화재 점유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시민 스스로 안전의식을 함양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여실히 보여주는 지표다. 다시 한 번 내 주위에 위험요인은 없는지 점검해보는 성숙한 시민의식만이 행복하고 안전한 수원시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필작어세를 되새기며 작은 관심과 실천으로 다가오는 겨울철, 안전하고 따뜻하게 보내시길 당부드린다.

/이정래 수원남부소방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