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락헨┃임야비 지음. 델피노 펴냄. 486쪽. 1만5천800원

클락헨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를 재조명하는 멸종 이야기인 글락헨이 출간됐다.

저자는 코로나19와 흑사병 같은 위협이 의외로 눈에 보이는 가까운 곳에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지구상 가장 위협적인 생태계 교란종은 다름 아닌 인류라는 것.

모든 생물은 '자연 선택'을 받아 진화하지만 가축인 닭은 '인간 선택'을 받는다. 닭은 4천년간 철저하게 인간의 욕심에 맞춰진 선택적 진화를 거듭했다. 품종 개량은 더 많은 유전자를 퍼뜨리고 싶어 하는 닭의 욕망과 더 많은 달걀과 닭고기를 얻기 위한 인간의 욕망이 맞아떨어지는 교차점에서 이뤄졌다.

소설에서 인간은 '자연 선택'이 아닌 '인간 선택'을 이용해 기존의 닭을 멸종시키고 검은 돌연변이 닭, '클락헨(Clock-Hen)'을 끊임없이 품종 개량한다. 너무 싸고 흔해 아무 생각 없이 소비하고 있는 가축 '닭'과 '달걀'.

저자는 무리한 품종 개량으로 기형적 진화를 거듭해온 닭(클락헨)을 통해 욕망과 진화, 인류와 신을 새로운 각도로 재조명했다.

/신창윤기자 shincy2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