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갑도 해역에서 '무쓰뿌리돌산호' 군락지 발견과 생태계 위해성 2급식물로 알려진 '핑크뮬리'와 관련된 경인일보 지면들. /경인일보DB

멸종위기 '무쓰뿌리돌산호' 서식
기후변화·환경오염 규명은 못해

생태계 위해성 2급식물 '핑크뮬리'
사진명소 배경… 제주는 갈아엎어


거리마다 오가는 자동차, 하늘 높이 솟아오른 빌딩과 아파트, 그 사이를 빠르게 걷는 사람들. 여러분이 떠올린 경기도와 인천은 복잡한 도시 모습일 것입니다.

물론 양평, 가평 같은 농촌도 있고 이천, 여주 등 도농(도시+농촌)복합도시도 공존하는 것이 우리 지역의 매력이지만 상당수는 인구 수십만, 백만명 넘는 대도시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복잡한 도시 틈 사이에 경인지역에도 '자연'이 살아있습니다.

인천 옹진군 선갑도 해역에서 뜻밖의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로 추정되는 '무쓰뿌리돌산호' 군락지가 발견된 것인데요.

무스뿌리돌산호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보호를 받는 멸종위기 식물입니다. 그런데 인천 같은 대도시 바다에서 바위를 뒤덮을 정도로 서식하고 있었습니다.

처음 이를 발견한 건, 인천 선갑도에서 '그물에 산호가 걸려 나온다'는 어민의 이야기에서 출발합니다.

환경시민단체인 (사)황해섬네트워크가 지역의 환경 현안문제를 발굴, 해결하는 인천녹색환경지원센터의 지역참여형 환경거버넌스 사업에 어민의 말을 토대로 선갑도 산호 생태조사를 시작했습니다.

탐사 결과 무쓰뿌리돌산호와 부채뿔산호, 눈송이민갯숭이, 바다딸기류, 큰산호붙이히드라 등 5종의 해양생물이 서식하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이 중에서도 무쓰뿌리돌산호가 대규모 군락지를 형성하고 있었죠. 몸통과 촉수가 모두 노란 이 산호는 우리나라 전 연안 약 5m 수심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바위를 뒤덮을 정도로 빼곡하게 군락지를 형성하는 건 흔치 않은 일입니다.

이것이 기후변화의 일종인지, 환경오염의 결과인지,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시민단체도 "무쓰뿌리돌산호 대규모 군락지가 예전부터 있었는지, 최근 형성된 것인지 알 수 없다"며 "서해안 환경오염의 중요한 지표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 같다. 조사를 확대해가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최근 SNS를 통해 사진명소로 손꼽히는 '핑크뮬리'는 우리 자연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도 새롭게 떠올랐습니다.

핑크뮬리는 볏과 여러해살이 풀로 원산지는 미국입니다. 지난 2014년 국내에 처음 소개된 이후 전국으로 퍼졌고, 경기도에도 안성 팜랜드와 포천 평강랜드 등에 심어져 관광명소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이 핑크뮬리를 '생태계 위해성 2급 식물'로 지정했습니다.

생태계 교란 생물(1급)로 지정된 것은 아니지만, 국내 기후변화에 적응해 번식할 경우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 것입니다. 실제로 제주도는 최근 이같은 위험에 2천300여㎡에 이르는 핑크뮬리 밭을 모두 갈아엎기도 했습니다.

여러분이 알고 있는 경기도의 자연은 무엇일까요. 혹시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 우리 지역의 자연환경도 변화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다함께 토론합시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