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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역 특성화 고등학교들이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한 특성화고 정문 전광판에 띄운 학교를 홍보하는 문구. 2019.12.11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학과 신설·개편·교명 변경 등 시도
中졸업생 감소세 정원미달 다반사
비대면 학교 홍보활동 '한계 있어'
진학기능 축소 학생·학부모 외면


인천지역 특성화 고등학교들이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중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의 숫자가 매년 줄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중학교 현장을 찾아 진행하는 학교홍보 활동도 제한적이다. 여기에 특성화고에 대한 학부모 등의 관심도 떨어지고 있어 '3중고'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15일 인천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인천지역 특성화고들은 오는 30일 2021학년도 특별전형 원서접수 시작을 앞두고 신입생 모집을 위한 학교홍보 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성화고들은 인공지능, 바이오, 소방안전 관련 신산업·유망직종 분야의 학과를 신설·개편하고 교명도 바꾸는 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점 등을 내세우며 학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천지역 특성화고엔 내년 드론영상과, 연기예술과, 스마트디자인과, 무역외국어과, 바이오제약과, 소방안전관리과, AI 로봇과, 펫뷰티케어과 등이 신설된다. 또 인천정보산업고는 인천정보과학고로, 청학공고는 인천바이오과학고로, 도화기계공고는 인천소방안전고로 각각 교명이 바뀔 예정이다.

이런 변화에도 학교 현장에선 "학생 모집이 갈수록 쉽지 않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중학교를 졸업하는 학생 숫자가 매년 줄고 있는 게 가장 큰 이유다. 내년 2월 인천지역 중학교를 졸업하게 되는 학생은 2만3천830여명으로 올 2월 졸업생 2만5천600여명보다 1천770여명 줄어들 전망이다. 졸업생 감소세는 최근 몇 년간 지속되고 있다는 게 교육 당국의 설명이다.

지난해 인천지역 특성화고 특별전형 모집 과정에선 27개 특성화고 가운데 10개 학교가 미달 돼 추가모집을 진행했고, 이들 중 일부 학교는 결국 정원을 채우지 못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특성화고 관계자들이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을 찾아가 진행하는 학교 홍보활동도 어려운 상황이다. 일부 특성화고들은 유튜브나 SNS 등을 활용해 홍보활동을 진행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들어 "중3 학생들을 위해 학교로 찾아와서 학교에 관해 설명해 달라"는 중학교의 요청이 잦아지고는 있지만, 일정이 겹쳐 소화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성화고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관심 자체가 낮아지고 있는 상황도 문제다.

한 특성화고 관계자는 "10여 년 전만 해도 특성화고 학생들이 취업과 진학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교육과정이 운영됐지만, 요사이 진학 부분이 축소되면서 특성화고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이 떨어진 부분을 느끼게 된다"며 "특성화고가 점점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는 위기감이 든다"고 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