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래포구는 연간 300만명이 찾는 명물 어시장이다. 일제는 인근에서 소금이 나자 1930년대 수원·인천을 잇는 협궤열차를 부설해 소래역을 만들었다. 한국전쟁 이후 월남민들이 정착하면서 새우젓 집산지가 됐다. 1970년대 새우 파시가 열리면서 수도권 대표 어시장으로 부상했다. 꽃게가 잡히는 5~6월과 김장철에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소래포구는 유난히 화재가 잦다. 2017년 1월 좌판상점 332개 중 220개가 순식간에 잿더미가 됐다. 일반 점포 41개 중 20개도 불탔다. 2010년 1월에는 좌판상점 25곳이, 2013년 2월에는 36곳이 화재로 피해를 봤다. 불에 약한 비닐 천막에 마구잡이로 끌어다 쓴 전선 줄이 도화선이다.
소래포구가 화마의 악몽을 떨치고 새 얼굴로 손님맞이 채비 중이다. 핵심 사업인 어시장 신축공사 공정률이 90%를 넘어섰다. 사업비 181억원으로 연 면적 4천500㎡, 지하 1·지상 2층 신축 건물을 짓는 중이다. 1층은 어시장 상인들의 점포가 입점하고, 2층은 어시장 운영과 상권 활성화를 위한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선다. 옥상에는 전망대 등 휴게 공간도 만들어진다.
지난주에는 포구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새우타워'가 개장했다. 대표 특산물인 새우의 모습을 본떠 만든 조형 전망대로, 옛 5부두에 높이 21m 규모로 조성됐다. 주변에는 2.5㎞ 길이의 산책로가 마련돼 인근 카페와 쉼터를 찾는 관광객들의 접근성을 높였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일반에 공개되자 예상치 못한 반응들이다. 일부 방문객은 과자 '새우깡'을 연상시키는 모습과 초라한 형태를 꼬집으면서 '흉물이 될 것'이라고 혹평한다. "10억원을 들였다는데 어디에 썼는지 모르겠다, 세금 낭비다"는 비판도 있다.
한때 소래포구엔 '바가지 상술'이란 꼬리표가 달렸다. 제철 해산물을 사고 맛보는 명소이면서도 부정적 이미지가 각인된 거다. 지자체와 시장상인들은 화려한 부활을 꿈꾼다. 새우타워와 현대식 어시장은 야심 차게 준비한 새 병기다. 하지만 바가지라는 인식을 바꾸지 못한다면 수백억원 사업비도 무용할 뿐이다.
'소래포구' 하면 싸고, 편리하고, 깨끗하고, 믿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걱정할 게 없다. 뛰어난 접근성에 볼거리까지 갖춘 어시장을 소비자들이 외면할 까닭이 없다.
/홍정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