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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아트코리아

이한수 작가 '경계편이'展
별자리 통한 상상력이야기

'잔해'展 여는 구본아 작가
문명과 자연의 관계 재조명


가을이 깊어가면서 인천의 전시장들도 눈길 끄는 전시회로 시민의 발걸음을 이끌고 있다. 최근 개막해 오는 20일까지 열리는 두 개인전을 소개한다.

인천가톨릭대 조형예술대학 교수이기도 한 이한수 작가의 '경계편이(Boundary Shift)'가 제물포갤러리에서 진행 중이다.

이한수 작가는 1990년대 말부터 공상 과학적인 설치 오브제와 영상을 통해 하이브리드 문화의 일면을 문명 비판적 시각으로 드러냈다. 이를 통해 이 작가는 인간의 욕망을 낯선 이질적 형상에 투영해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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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수作 '쌍둥이자리'.

편이(偏移)는 '한쪽으로 이동하다'라는 사전적 의미를 지닌다. '경계편이'는 힘의 역학관계로서 움직임과 일그러짐에 대한 문화적 상상을 의미한다.

인류는 별들을 보고 상상해온 역사를 갖고 있다. 별자리에 오리온, 백조자리처럼 신화에 나온 영웅이나 동물 등의 이름을 넣었고 이는 샤머니즘의 대상으로 나아가 점성술로 발전했다.

이 작가는 이러한 원형 별자리와 문신문양, 또는 일상풍경 등을 합성한 출품작들로 상상력의 본질을 이야기하고 있다. 우주 근원의 형은 원이며, 이러한 원형 별자리를 통해 동시대 문화 판타지를 상상하고 있다

개항박물관 맞은편의 도든아트하우스갤러리에선 구본아 작가의 '잔해(Wreck scenery)'가 관람객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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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아作 '잔해'.

구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문명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좀 더 접근했다. 구 작가는 이전 작업에서 폐허의 골계와 같은 건축적인 이미지를 통해 미완과 붕괴의 이중성을 담았다면, 이번 작업에는 고문서에 좀이 슨 모습과 화려했던 결정체의 풍화된 형상 속에서 자연의 흔적을 담아냈다.

자연의 순환 속에서 문명의 잔해들을 통해 옛 영광을 엿볼 수 있는 시각을 창조함과 동시에 시간의 흐름과 퇴화과정을 통해 얻어지는 아름다움을 표현한 것이다.

문명의 쇠락과 잔해에서 피어나는 새로운 자연의 태동은 '시간성'과 '영원성'을 내포한다. 종국에 남는 것은 잔해이다. 이 잔해(전시작)들을 통해 우리는 과거를 보고, 현대의 생활을 재해석하고 바라보며,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 사진/제물포갤러리·도든아트하우스갤러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