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데스크

인천시 중앙공원의 한 벤치 위에 낙엽들이 살포시 내려앉아 있습니다. 거리 곳곳의 가로수들이 나뭇잎을 떨구며 가을을 떠나보내는 계절이 다가왔습니다. 끝없이 떨어질 것만 같은 낙엽 비를 바라보면서 시의 앞 구절을 생각나게 하는 계절입니다.

'시몬, 나무 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이 시는 가을만 되면 한 번씩 중얼거려 보는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시인·극작가·문예평론가인 레미 드 구르몽(Remy de Gourmont)의 시로 1892년 간행된 레미 드 구르몽의 시집 '시몬 La Simone'에 수록되어 있는 '낙엽'이라는 시의 첫 구절입니다.

비록 거리를 어질러 놓고 작업자들을 힘들게 만드는 낙엽이지만 늦은 가을을 맞은 요즘 힘들고 짜증 나는 일들을 잠시 잊고 낙엽이 수북하게 쌓인 길을 걸으며 한 번쯤 감성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글·사진/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