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시군 '10%' 동일 불구 추가지급-할인 '방식' 따라 격차
21곳, 1%p씩 적게 받는 '기현상'… 경기도 행감서 대책 요구
'똑같이 9만원 충전해도 용인시민은 10만원, 수원시민은 9만9천원?'
경기도 지역화폐를 충전할 때 각 시·군이 지급하는 인센티브율은 동일하지만, 같은 금액을 충전해도 시·군마다 실제 도민들이 손에 쥐는 금액에 차이가 생기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9만원을 충전할 때 어떤 지역에선 인센티브 1만원을 더해 총 10만원을 받는 반면, 다른 지역에선 9만9천원을 받는 일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18일 경기도와 각 시·군에 따르면 도내 31개 시·군의 지역화폐 인센티브율(지난 1일 기준)은 모두 10%다. 정부 지침상 지역화폐 인센티브율은 통상 6%인데 코로나19 사태로 골목상권이 침체되자 일제히 10%로 상향했다.
인센티브율이 동일한 만큼 같은 금액을 충전했을 때 손에 쥐게 되는 돈도 지역을 막론하고 같아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센티브 지급 방식이 달라서다.
인센티브 지급 방식은 시·군이 각각 선택할 수 있다. 용인·성남·안양·시흥·파주·김포·하남·포천·의왕·과천 등 10개 시는 할인형, 나머지 21개 시·군은 추가지급형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할인형은 말 그대로 '깎아주는' 방식, 추가지급형은 '더해주는' 방식이다. 10만원을 충전하려고 하면 할인형은 10만원에서 10%를 깎아준다. → 표 참조
다시 말해 이용자가 지역화폐로 10만원을 쓰려고 할 때 할인형은 9만원을 충전하면 1만원을 넣어주는 형태로 '총액' 10만원을 맞춰주는 형태다.
추가지급형은 10만원을 충전하면 10%를 더해준다. 이용자가 10만원을 쓰려고 하면 10만원을 그대로 충전해야 한다. 대신 10%인 1만원을 더해 11만원을 쓸 수 있다. 할인형을 채택한 지역처럼 9만원을 충전하면 9천원만 얹어준다. 실질적으로 할인형은 충전액의 11% 상당이, 추가지급형은 10%가 인센티브로 들어오는 셈이다.
10개 시가 할인형 방식을 택한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지류형' 지역화폐다. 10개 시 중 6개 시가 지류형 지역화폐를 발행하고 있다. 지류형 1만원권을 구매할 때 10% 할인된 금액인 9천원만 받던 데서 비롯된 방식이라는 얘기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이미 지류형을 쓰고 있던 주민들이 카드나 모바일로 지역화폐를 쓸 때 다른 방식으로 혜택을 주면 혼란스러워할 것 같아 기존 방식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추가지급형을 택한 나머지 시·군에선 "이용자들이 인센티브를 지급받는다는 사실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데다 실제 충전한 금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쓸 수 있게 하는 것인 만큼 소상공인들의 매출 증대에 더욱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같은 금액을 충전해도 지역마다 실제 쓸 수 있는 돈에 차이가 생기는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 심민자(민·김포1) 의원은 도 경제실 행정사무감사에서 "도민들이 결과적으로 다른 혜택을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경기도 측은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남국성기자 na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