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람, 인천 다양성 두드러져"
작가의 얽힌 경험·복합 감정 재구성
가상과 실재의 경계가 모호한 표현
회화·판화 14점 내달13일까지 선봬
최영(37) 작가는 2008년 대학(회화 전공) 졸업 이후 인천을 비롯해 경기도와 서울, 대구 등지에서 개최한 다양한 전시회를 통해 국내 미술계에 이름을 알렸다.
2017년 대구대학교 조형예술대학 교수로 임용된 최영 작가의 창작력은 꾸준히 이어지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최 작가의 개인전 '로드 뷰(Road View)'가 최근 인천도시역사관 2층 소암홀에서 막을 올렸다. 인천도시역사관의 연중 기획전 '2020 도시를 보는 작가'의 세 번째 전시로 기획된 '로드 뷰'는 12월 13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전시에 최 작가는 이주를 반복하며 경험한 도시 중 인천을 비롯해 태어난 곳인 울산, 현재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대구 등의 이미지를 회화와 판화로 표현한 작품 14점을 출품했다.
인천공항과 인천세관 옛 창고, 맥아더 동상, 송도국제도시, 답동성당 등 인천에서 경험한 장소들을 회화와 판화로 제작한 작품들은 가상과 실재의 경계가 모호한 이미지로 표현됐다. 판화로 제작된 다섯 작품은 전시회장에 들어서면 맞은편 벽에 나란히 자리해 있다.
최 작가는 "근현대 역사가 압축된 인천에서 작업을 하면서 느꼈던 것은 '인천스러움'과 '다양스러움'은 동의어라는 것이었다"면서 "전시회 주제(도시를 보는 작가)에 맞춰 인천에서 경험한 다양한 이미지를 각기 다른 장소와 오버랩해 표현한 작품들"이라고 설명했다.
작가가 있었던 원래 장소에 얽힌 경험과 복합적인 감정을 로드뷰 경로처럼 재구성해 개인적 유목풍경들로 구현한 것이다.
대구에서 미대를 졸업한 최 작가는 서울에서 활동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작업실을 구할 형편이 안돼 2009년 인천에 작업실을 마련했다. 2014년 인천아트플랫폼의 제5기 입주 작가로 선정돼 본격적으로 창작 활동을 편 최 작가는 비슷한 시기에 경기도 광주 영은미술관 입주 작가로도 활동했다. 여전히 인천에 작업실을 두고 있다.
최 작가는 "저도 그랬지만, 인천은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사람이 모인 곳이다 보니, 음식도 그렇고 다양함이 두드러지는 곳"이라며 "그에 따라 이름 없는 사람들이 모여서 공간을 이룬 '익명의 공간'이라는 느낌 또한 강하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 출품작들엔 그러한 요소들이 담겼다.
끝으로 최 작가는 "지역의 상징이 드러나는 작품들도 있지만, 특히 최근 작품들에선 지역을 특정하고 있진 않다"면서 "관람객들이 이번 전시회에서 '익명의 풍경'을 보면서 우리 사회와 주변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