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인천소방·모금회 협약
이기영 "친구와 작은나눔의 실천"
김보라 "화마 피해자 도움됐으면"
이지익 "소방관 고충 위로와 기부"
모모티·피알엔·카페깜포도 한뜻
"비대면 마라톤 대회를 찾던 와중에 인스타그램에서 소방관의 고충을 마라톤으로 함께 나누고 위로하며 기부를 하는 좋은 취지의 2020 인천 송도국제마라톤대회 '119원의 기적 런(Run)'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지익·서울 중랑구)
"화재로 집을 잃은 어려운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마라톤은 많이 해보지 않아 힘들었지만 제가 끝까지 뛰는 게 그분들께 드리는 응원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뛰었습니다. 살면서 작은 도움도 줄 생각을 못 했던 저인데 좋은 기회를 마련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보라·인천 미추홀구)
'119원의 기적 런(Run)'이란 주제로 장장 35일간 이어진 2020 인천 송도국제마라톤대회가 22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대회 참가자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참가 소감 등을 전해 왔다.
인천소방본부와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화재·사고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을 돕기 위해 하루에 119원씩 한 달에 3천570원을 기부하는 '119원의 기적'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119원의 기적'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두 기관과 협약을 맺은 경인일보는 마라토너들의 참가비 일부를 기부하기로 하고 지난달 19일부터 송도마라톤대회를 개최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대회 참가자들이 각자 원하는 장소와 시간을 골라 마라톤 코스를 뛰고 자신의 기록을 측정해 인증하는 이른바 '버추얼 런'(Virtual Run) 방식으로 치러졌다.
경인아라뱃길, 청라 호수공원, 영종 씨사이드파크, 송도 미추홀공원 등 4곳이 추천 코스(풀, 하프, 11.9㎞, 10㎞, 5㎞)였는데,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던 참가자들은 집 근처 한적한 곳에서 '119원의 기적 런(Run)'에 동참했다.
군대 전역 후 친구와 함께 뛰었다는 오기영(전북 전주)씨는 "버추얼 레이스 마라톤에 참여하려던 중에 '작은 나눔이 모이면 큰 기적이 되어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인천 송도국제마라톤 119원의 기적 런이라는 것을 찾게 되었고 결국 친구와 함께 하프 완주에 성공했다"며 "무엇보다도 소방관분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다시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소방관들도 최근 '소방의 날'(11월 9일)을 전후로 송도마라톤대회에 참가해 경인아라뱃길 11.9㎞ 구간을 뛰었다.
후원의 손길도 잇따랐다. 인천 토종 기업인 모모티를 비롯해 아이젠테크, 피알엔, 베룽코 등 기업들이 티셔츠와 기념품 등을 협찬했다. 송도에 있는 카페 깜포는 커피 쿠폰 119장과 119잔 판매 금액을 기부하는 등 각계에서 힘을 보탰다.
송도마라톤대회 사무국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처음으로 시도한 버추얼 방식의 송도마라톤대회가 많은 분의 관심과 성원에 힘입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다"며 "소방관들을 응원하고 화재 피해 등을 입은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취지에서 큰 공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소방본부와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119원의 기적 캠페인을 통해 모은 성금은 모두 1억6천200여 만원으로, 화재 피해 등으로 곤경에 처한 22가구에 7천700여만원이 전달됐다. 최근 미추홀구 '라면 화재 피해 형제' 가정에도 모금액 중 일부가 의료비 명목으로 지원됐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