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농업용수 탓 설치된 시설들
잦은 수문 개방 탓 서식처 불안정
유량 정체되고 하천 여울도 적어
해체된 미금보 일대 수질개선효과
"생물종 다양성 확보 등 위해 시급"
생물종 다양성 확보·수질 개선 등을 위해 성남시를 가로지르는 탄천에 설치된 보들을 서둘러 철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9일 성남시·성남환경운동연합 등에 따르면 탄천에는 분당신도시가 들어서기 전, 논과 밭의 농업용수 등으로 쓰기 위해 15개 보가 설치됐다. 이 중 하나는 오래전에 철거됐고, 분당구 구미동 불곡중학교 옆 미금보는 악취·날파리·수질오염 등의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지난 2018년 5월에 철거됐다.
기능을 상실한 나머지 13개 보는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상태로 성남환경운동연합은 이번 달에 (사)생태연구소와 함께 '성남시 탄천 보 구간 생태모니터링'을 진행했다.
그 결과 보가 철거된 미금보 하류 지점은 수질이 개선되고 서식처 안정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천 바닥을 구성하고 있는 재료의 다양성과 빠른 유속으로 다양한 종의 수서곤충이 발견됐으며, 수심의 변화는 크게 없어 수변 식생분포 및 하천 전체에 여울·흐름·소 등의 미소서식처가 풍부하게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보가 유지되고 있는 백현보 상류는 수문의 잦은 개방으로 서식처 변화가 자주 발생, 안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콘크리트 제방 때문에 식생의 천이가 불가능하고 모래, 진흙이 하상에 퇴적돼 생물이 서식하기 어려운 상태로 하천 건강성이 낮게 평가됐다.
이와 함께 백현보 하류는 보로 인한 유량 정체와 하천 여울이 적게 조사됐다.
상류 가동보에서 유입되는 유입수로 인한 수심변화와 서식지 불안정화는 종의 개체밀도에 영향을 주어 다양한 생물이 살 수 없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조사에서 미금보 하류 종의 개체밀도는 21개종 1천481개체이었으나 백현보 하류 종의 개체밀도는 15개종에 245개체에 불과했다.
성남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기능을 상실한 13개 보는 여름철을 중심으로 민원의 대상이 되는 등 문제가 있다는 점을 성남시 관계자들도 알고 있지만, 예산 행정절차 등의 문제로 머뭇거리고 있다"며 "생물종 다양성 확보 등을 위해서도 철거를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
/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