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아라뱃길 새로운 대안 찾기와 관련된 경인일보의 지면들. /경인일보DB

굴포천 유역 상습 수해 예방 착수
'경인운하' 둔갑 민간건설사 참여
우여곡절끝에 개통… 물동량 '처참'
자전거·캠핑 등 관광에 집중 목소리

지역사업 관심 가지는 것, 시민의 몫


지난주, 경인일보 독자에 편지가 한 통 전달됐습니다. 그간 우리가 잊고 지냈던 '경인아라뱃길'이 발신자였습니다.

경인아라뱃길은 길이 18㎞, 폭 80㎝, 수심 6.3m의 인공수로로, 서해와 한강 길목에 항만·물류단지를 조성했습니다.

'수도권 물류혁명' '해양레저 활성화'를 목표로 힘차게 출발한 경인아라뱃길은 2012년 5월 모든 구간이 개통된 이후 '경제성이 없다'며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경인아라뱃길이 처음 구상된 것은 1992년 말 인천 계양·부평, 경기 부천·김포를 지나는 굴포천 유역의 상습적인 수해에서 출발합니다.

당시 이 일대의 40%는 한강 홍수위 이하 저지대 지역이었는데, 1987년 굴포천 유역 대홍수 때는 16명이 사망하고 5천427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정부는 1992년 홍수가 발생하면 굴포천 물을 서해로 흘려보내는 방수사업에 착수했습니다.

이렇게 '홍수'를 예방해 주민 피해를 줄이려 시작한 사업은 3년 뒤 돌연 '경인운하'사업으로 바뀌어 추진됩니다. 민간건설사가 참여해 거대한 인공수로를 만들겠다는 것이죠.

하지만 시민단체 등이 과연 운하사업이 경제성이 있느냐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했는데, 결국 경제성이 부풀려졌다고 결론이 나면서 사업은 중단됐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 다시 '경인운하'가 되살아났습니다. KDI 보고서 속 비용대비 편익비율 1.065를 근거해 한국수자원공사가 시행사로 경인아라뱃길 사업이 재개됐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개통한 경인아라뱃길은 경인항의 2020년도 물동량만 살펴봐도 그 현실을 잘 알 수 있습니다.

'2016~2020 전국항만기본계획'을 통해 본 경인항의 2020년도 물동량은 개발근거로 내세운 KDI 예측치의 10%도 안 되는 4만6천TEU로 예측했습니다. 그나마도 현재는 10분의 1 예측치의 3%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지금 이 곳은 한강길을 시원하게 달리고픈 자전거족과 여유롭게 아영을 즐기려는 캠핑족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원칙적으로 야영과 취사가 금지됐고 자전거 등 레저이용객을 위한 기본적인 편의시설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인근 주민들은 차라리 문화·관광 기능을 확대해 숙박시설, 수상레저 등 관광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물류·항만 등 뱃길 본연의 역할을 이미 잃었고 관광업 전환에 엄격한 규제를 묶어 낚시조차 할 수 없이 쓸모없는 공간이 될 바엔 지금 이 곳을 찾는 관광객에 집중하자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 쪽에선 '수변가치 창출'에 집중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큽니다. 인천터미널과 김포터미널, 중간지점의 아라협곡 등 우수한 풍광자원을 활용해 접객거점 5곳을 개발하자는 것입니다. 접객거점마다 가족·문화예술·교류·조망·자전거 등 성격을 명확히 규정해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하자는 것이죠.

여전히 경인아라뱃길은 가야 할 길을 정하지 못한 채 한강과 서해 어딘가에 둥둥 떠다니고 있습니다. 잘못된 사업예측으로 방향을 잃은 정책사업은 아라뱃길만의 일일까요. 내가 사는 지역의 정책사업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시민의 몫인 만큼, 여러분도 다함께 우리 지역의 정책을 살펴봅시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