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 건설기계 보유 구조조정 우려
노조 , 공대위 구성 협상참여 제안
"불안 근로자 요구사항 목소리 낼것"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인수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노동자 구조 조정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진행한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본입찰에서 현대중공업지주·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하 현대중공업 컨소시엄)과 유진그룹 등 2곳이 제안서를 제출했다. 매각 대상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5.41%이며, 매각 대금은 약 8천억원에서 최대 1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의 영업 실적 및 재무 상태 악화, 코로나19 확산 등에 따른 유동성 위기로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을 추진하게 됐다. 한국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금융 지원을 받으면서 체결한 '재무구조 개선 계획 이행을 위한 약정서'에 따른 조치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인천에 본사를 둔 건설기계, 엔진 개발·생산 기업이다. 1937년 국내 최초 대단위 기계회사 '조선기계제작소'로 시작했다. 한국기계공업, 대우중공업, 대우종합기계를 거쳐 2005년 두산그룹에 편입되면서 '두산인프라코어'로 새롭게 출범했다. 이번 매각이 진행되면 15년여 만에 새 주인을 맞게 되는 것이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절차가 진행되면서 노조는 기업 인수에 따른 구조 조정 등 고용 불안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이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중공업지주에는 현대건설기계가 있는 만큼 중복 사업에 대해 구조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게 두산인프라코어 노조의 걱정이다. 다른 기업이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한다고 해서 고용 불안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회사와 경영진이 바뀌면서 분사 또는 외주화 등이 이뤄질 수 있고, 이 과정에서 구조 조정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현재 2천7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연합노조는 지분 매각과 관련해 최근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고용 승계 보장' 등 요구 사항을 두산그룹 등에 전달할 계획이다.
두산인프라코어 연합노조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역대로 보면 인수 과정에서 구조 조정 문제가 많이 있었기에 고용 불안을 우려하는 것"이라며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면, 협상 과정에 노조가 함께 참여하도록 요구해 고용 승계 보장에 대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