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 집단 성폭행' 또래 남학생 2명 영장심사<YONHAP NO-3563>
인천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의 가해 남학생 2명에게 최대 징역 7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A(15)군 등 2명이 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0.4.9 /연합뉴스

가해자중 1명 범행공모 부인 일관

法 "납득할수 없는 내용이 다수"
피해자측은 형량 적게 나와 실망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인천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의 가해 남학생 2명에게 최대 징역 7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가해자 중 1명은 재판 내내 범행을 공모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는데, 법원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내용이 많다며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인천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고은설)는 지난 27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치상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14)군과 B(15)군에 대해 A군에게 장기 7년~단기 5년의 징역을, B군에게 장기 6년~단기 4년의 징역을 각각 선고했다.

또 이들에게 12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시설과 장애인복지시설에 5년간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A군과 B군은 지난해 12월 23일 새벽 연수구의 한 아파트 헬스장에서 같은 중학교에 다니던 C(14)양을 불러 술을 먹인 뒤 28층 계단으로 끌고 가 성폭행하거나 성폭행을 시도해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군은 C양을 성폭행했고, B군은 성폭행을 시도했으나 미수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A군은 C양의 나체까지 촬영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의 쟁점은 A군과 B군의 엇갈린 주장이었는데, 재판부는 혐의를 인정한 A군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봤다. 재판 과정에서 A군은 B군이 '그때 이야기했던 거 할래'라고 말하는 등 먼저 범행을 제안했다고 주장했고, B군은 A군과 범행을 공모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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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 모습.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재판부는 "CCTV 영상과 타인 진술 등에 의해 인정되는 객관적 상황에 비춰볼 때 A군의 핵심적 진술은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일관성이 있다"며 "반면 B군의 핵심 진술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내용이 다수 있고, 일관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또 이들이 C양을 '짐짝을 옮기듯이' 끌고 다녀 다치게 하고, 범행 후 하이파이브를 하며 장난치는 등 일말의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고 하면서도 범행 당시 나이가 만 14세로 형사 미성년자를 벗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피해자인 C양 측은 이번 판결에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B군이 혐의를 부인하고 '감금된 상태에서 범행 자백을 강요받았다'며 C양의 오빠를 감금 및 강요 혐의로 고소하는 등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는데도 형량은 적게 나온 게 사리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B군 측의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C양의 오빠를 조사했지만,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보고 최근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