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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수능방역'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두고 경기도내 학교들은 소리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2020.11.30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학생이 없어 고요한 학교 안에 묘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코로나19로 '수능방역'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두고 소리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30일 찾은 경기도 내 한 고등학교는 이미 절반 이상 수능 방역 준비를 마쳤다. 시험장으로 쓰일 교실 대부분이 준비를 끝냈고 최종적인 방역만 남았다. 한숨 돌릴 법도 하지만 수능 당일인 3일 500명이 넘는 수험생과 시험 감독관, 진행요원, 경찰 등 100여명이 넘는 수능 종사원들이 이 곳에 집결하기 때문에 학교는 여전히 '초긴장' 상태다.

수능 당일 시험장에 들어가는 유일한 출입문인 중앙현관은 양 옆에 2대의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됐다. 현관 계단부터 1.5m씩 간격을 벌여 서 있을 수 있도록 안내표가 바닥에 부착됐다. 교사 및 진행요원 등이 4인 1조가 돼 열 체크를 위해 대기하는 학생을 관리하도록 매뉴얼도 만들어두었다.

열체크 후 정상으로 판정나면 시험장에 입실할 수 있지만, 열이 있거나 증상이 의심될 경우 1층에 마련된 별도의 대기실로 가야한다. 대기실에서 잠시 기다린 뒤 다시 열을 재야 하는데, 만약 계속 열이 있을 땐 별도로 마련된 시험장에서 시험을 볼 수 있다. 별도 시험장은 시험감독을 자원한 교사들이 방호복 등을 입고 감독을 한다.

일반 시험장의 풍경도 통상 수능을 치르던 예년과 다르긴 마찬가지다. 이미 책상 정면엔 가림막이 설치됐고 한 교실당 28명이 들어가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24명으로 축소돼 최대한 학생 간 간격을 늘렸다.

코로나19로 수능 시험장 풍경이 달라진 것 뿐 아니라 수험생 스스로 챙겨야 하는 것들도 많아졌다. 이 학교의 경우 수능 추위를 달래고자 제공해왔던 끓인 물 등을 올해는 제공하지 않는다. 정수기도 사용을 막아놓았다. 감염방지를 위해서인데, 학생들은 꼭 마실 물을 따로 준비해야 한다.

쉬는 시간 화장실을 이용할 때도 1.5m씩 거리를 두고 대기해야 하고 점심식사도 반드시 자기 자리에서 식사해야 한다.

수능 방역을 철저하게 준비하면서도 걱정은 태산이다. 학생들은 26일부터 원격수업에 돌입해 학교에 오지 않지만 혹여 가정에서 있을 감염 위험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학교 관계자는 "교사는 물론이고, 학생들 특히 수험생이 있는 가정이라면 '자가격리' 수준으로 가족 간에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하게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매년 수능 부정행위 매뉴얼을 숙지하지 못해 억울하게 부정행위로 적발되는 사례가 빈번한데, 올해는 대면수업을 하지 못해 온라인을 통해서 학생들에게 '수험생 유의사항'이 전달된 것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학교 관계자는 "보통 1시간은 학교 수업에서 연수하며 고3에게 숙지시킬 만큼 양도 많고 복잡한데, 온라인동영상과 가정통신문으로 전달돼 걱정이 크다. 지금도 거의 매일 학생들에게 온라인 가정통신문을 보내고 내용을 확인했는지 퀴즈까지 내며 점검하고 있다. 꼭 수능 전날 수험생 유의사항을 반드시 확인하고 시험장에 와달라"고 강조했다. 이 학교는 수험표를 배부하는 2일, 운동장 등에 수험생 유의사항 동영상을 상영하며 학생들에게 노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수능 당일에는 수험생 유의사항을 비롯해 대부분의 공지사항이 방송을 통해 수험생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미리 숙지하고 가는 것이 유리하다.

기본적인 수능 준비에 철저한 방역활동까지 더해져 수능을 준비하는 교사들의 피로도도 높아졌다. 소독과 청소, 학생 개인 소지품 정리까지 시험장을 준비하는 일을 교사가 전적으로 해야했고 매일 학생들에게 연락해 개인방역 등을 수시로 단속하고 있다. 여기에 1일부터 재택근무에 돌입하는 이 학교의 시험감독관 교사들은 이미 학교와 가정 외에는 외부 활동을 일체 하지 않고 있다. 이 학교 3학년 부장교사는 "여느 때 수능보다 2~3배 노동력이 더 들어간 게 사실이다. 그래도 우리 학생들이 무사히 수능을 치를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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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수능방역'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두고 경기도내 학교들은 소리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2020.11.30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