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제 전신주 등 22개 기록화 사업
철거 시작·혁신센터 조성 본격화
인천 부평구가 부평 미군기지(캠프마켓) 오수정화조 시설물 일부를 보존해 기록화 사업을 하고 혁신센터 조성 사업을 본격화한다.
부평구는 캠프마켓내 오수정화조로 쓰였던 캠프마켓 C구역내 시설물 22개를 보존하기로 했다. 존치되는 시설물은 목제 전신주와 오수장 개폐장치 2개, 유류 저장탱크, 기계실 유리창·램프, 오수시설 쇠기둥, 정화조 파이프, 정화조 벽체 등이다.
기계실과 관사 건물 3곳에 부착된 번호판과 출입제한구역을 알리는 표지판도 포함됐다. 나무로 만든 전신주 9개는 절연체인 애자와 전기함 등을 함께 보존하고 조명등으로 재설치할 예정이다.
오수장을 작동하는 데 필요한 동력과 관사에 난방을 위해 설치된 원통형 유류 저장탱크도 보존하기로 했다. 1차 오폐수를 약품 처리하기 위한 2차 정화조 시설의 원형 철근 콘크리트 벽체도 절반을 보존하기로 했다. 구는 지름 40m, 높이 2.5m인 벽체를 15조각으로 분할한 뒤 추후 해당 부지에 조성되는 광장 전시물로 활용할 예정이다.
오수정화조는 미군 부대에서 사용하다가 2001년 이후 가동이 중단됐다. 구는 부평문화원과 함께 현장 조사를 거쳐 시설물 존치 여부를 확정하고 실측 조사와 현황 도면을 작성했다.
허광무 부평문화원 상임연구위원은 "목제 전신주의 경우 캠프마켓 다른 구역에선 찾아볼 수 없는 데다 50년 이상 됐을 것으로 추정하는데, 부산시민공원은 옛 미군 하야리아 부대에 있던 목제 전신주를 모아 태양광 조명을 설치해 공간을 재해석하기도 했다"며 "남기기로 한 구조물들은 일제 강점기를 거쳐 미군 부대가 주둔했던 부평의 과거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역사적 의의가 크다"고 했다.
오수정화조 부지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하나로 연면적 4만8천600㎡, 지하 3층, 지상 18층짜리 혁신 센터가 준공될 예정이다. 혁신 센터에는 350가구 규모의 공공임대주택인 '행복주택'과 공공 임대상가 60호, 먹거리 상점인 '푸드 플랫폼', 공공지원센터, 공영주차장이 들어선다.
부평구는 이번 달부터 내년 3월까지 오수정화조 부지 5천785㎡와 인접 부지 2천674㎡내 시설물 철거 공사를 진행하고, 2022년 하반기까지 혁신센터를 준공할 계획이다.
부평구 관계자는 "오수정화조 부지 관련 기록화 사업은 물론, 영상 자료집을 함께 제작할 예정"이라며 "구조물은 추후 들어서는 혁신센터에 설치하거나 오브제로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