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 실세로 삼성전자 유치 등 업적
허황된 공약 하지않고 약속 꼭 지켜
개인 감정으로 미화 삼가하며 책 써
■ 마당발 정치인 이병희┃이창식 지음. 신원커뮤니케이션. 521쪽. 2만5천원
수원에서 7선 국회의원을 지낸 고(故) 백웅 이병희 의원의 일대기를 다룬 책이 출간됐다.
이 의원은 삼성전자를 비롯 한일합섬, 연초제조창 등 지역 경제 및 사회 발전에 크게 기여했던 인물로 세계적 문화유산 수원화성 성곽 복원에도 기여했다. 이런 업적을 기리기 위한 평전 '마당발 정치인 이병희'가 발간됐다.
'2실(失) 1락(落) 7기(起)'의 치열한 정치인생을 살았던 이 의원의 일대기는 이창식(92) 선생이 집필했다.
지난 2일 만난 이 선생은 "10개월에 걸쳐 책을 완성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출간이 계속 미뤄졌다. 하지만 더는 늦출 수 없어 4일 수원에서 출판기념회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선생은 지난 1930년 평양에서 태어나 1953년 경인일보의 전신인 인천일보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해 경인일보 편집국장, 한국신문편집인협회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고 1976년 '월간 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이번 출간이 그의 40번째 책이다.
이 선생은 "이 의원은 과보다 공이 많은 분"이라고 말한 뒤 "5·16혁명(쿠데타)의 실세로 6~10대 5선을 하는 동안 지역사회 발전과 의정활동에서 큰 활약을 했다. 경기도청사를 수원으로 이전했고 삼성전자와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유치, 경인일보 전신인 '경기연합일보' 인천 본사 수원 이전, 수원연초제조창 유치, 한강 물 끌어오기(도수사업), 수원화성 성곽 보수, 수원종합운동장 건설 등 수원을 근대화시키는 데 초석이 됐다"고 평했다.
또 "이 의원이 4년 5개월간의 최장수 제1무임소 장관 시절인 1971년 초 한일의원 연맹 간사장으로 외교 역할을 했고 1973년과 1975년에는 대통령 특명대사로 중동 4개국과 남미·아프리카 18개국 순방뿐만 아니라 아시아농구연맹 회장과 세계농구연맹 부회장 등 엘리트 스포츠 외교까지 일인다역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과 이 선생의 만남은 국회의원과 기자 신분이었다. 이 선생은 "그와 첫 만남은 1963년 12월17일 제6대 국회 개원식 날이었다"며 "이 의원은 국회의원 신분이었고 나는 국회 출입기자였다"고 말했다.
'2실(失) 1락(落) 7기(起)'의 치열한 정치인생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이 선생은 "2실은 국회의원 시절 두 번의 기회를 놓쳤고, 1락은 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자만하다 낙선한 것이며, 7기는 7선에 성공한 국회의원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 선생은 평전 집필에 대해서도 기준을 제시했다.
그는 "평전을 집필하기 위해선 세 가지 기본을 지켜야 한다. 첫째는 '없었던 일을 있었던 것으로, 있었던 일을 없었던 것'으로 쓰지 않아야 하며, 둘째 '사소한 것을 과장하지 말아야 하고', 셋째 '개인의 감정을 앞세운 미화를 삼가해야 한다'"며 "나는 이 부분을 지키면서 책을 완성했다"고 강조했다.
이 선생은 독자에 대한 당부의 말도 전했다.
그는 "자연인으로서의 이병희, 한때 권력의 정점에 있었던 정치인 이병희의 공과 허물에 과한 평가는 독자와 역사의 몫"이라며 "다만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보고 느낀 백웅 이병희에 대한 소회의 한마디를 한다면 그는 정치인으로 '강이 없는 곳에 다리를 놓아주겠다'는 허황된 공약을 하지 않았다. 공·사간에 약속한 사안은 하늘이 두 쪽 나는 한이 있어도 지켰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선생은 "이 책이 나오기까지 공동회장님들을 비롯해 고문님들, 자문위원님들, 편찬위원님들께 감사하다"며 "이 책을 고인의 영전에 바친다"고 맺음말을 전했다.
/신창윤기자 shincy2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