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美中간 무역 갈등 영향
전문 기업 '샤프' 올해 70여대 점검
전년比 3배이상 성장세 이어질 듯
클러스터 추진 중 인천시도 "호기
방역시스템 활용 역량 강화" 강조
코로나19 영향으로 항공업계가 급변하는 가운데 인천 MRO(수리·정비·분해조립) 산업이 국내외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인근에서 수리·정비하는 항공기가 지난해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어 인천 MRO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천공항 인근에 있는 MRO 전문기업 (주)샤프테크닉스케이(이하 샤프)는 올해 항공기 70여대에 대한 정비 작업(100시간 비행을 주기로 점검하는 경정비)을 수행했다고 7일 밝혔다. 샤프는 지난해 20대의 정비를 진행해 올해 3배 넘는 성장을 기록했다.
샤프는 인천공항 인근에서 활동하는 가장 활성화된 MRO 전문기업이다. 샤프가 올해 고성장을 기록할 수 있었던 데에는 코로나19와 미·중 무역 갈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중국과 홍콩 등에서 정비를 수행하던 미국 항공사들이 미·중 관계가 악화하면서 중국을 기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홍콩은 코로나19 영향으로 항공기가 머물 수 있는 시간이 짧아지면서 정비를 수행하기 어려워졌다.
샤프에서 정비를 받는 항공기는 대부분 화물 전용기다. 샤프는 올해뿐 아니라 내년에도 항공 화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샤프는 경정비뿐 아니라 중정비 수주 물량도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는 보잉 737기종만 중정비를 수행하고 있는데, 내년에는 중정비 가능 기종을 확대하기 위해 관련 자격을 취득한다는 계획이다.
샤프 관계자는 "올해 큰 폭의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데에는 코로나19 영향이 있었다"며 "앞으로 중정비 기종을 확대하는 등 더 많은 정비 수요를 유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을 포함해 국내 MRO산업은 활성화되지 못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대부분 자가 정비를 진행하고, 저비용항공사(LCC)는 주로 해외에서 수리·정비 업무를 처리한다. 이 때문에 인천을 중심으로 국내 MRO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인천공항 인근에 MRO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인천시는 샤프의 정비 물량 증가가 인천 MRO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비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이때에 성공적인 국내 방역 시스템을 무기로 MRO 클러스터 조성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방역뿐 아니라 안전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정비 때문에 동남아와 중국 등으로 향하던 항공사가 한국을 관심 있게 보고 있는 만큼 인천의 MRO 역량을 빠르게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