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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역의 신도시와 구도심 교육 환경의 양극화가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인천시 동구의회와 동구 교육희망네트워크, 동구지역 학부모회가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지자체 교육경비보조금 지원 제한 규정을 개정해달라"는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2017.10.12 /동구 교육희망네트워크 제공

계양구 초교 식당보유 44.4% 그쳐
40년 넘은 '노후건물' 구도심 집중
인구 몰리는 신도시는 '교실 과밀'


인천지역의 신도시와 구도심 교육 환경의 양극화가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신도시 학교는 인구에 비해 교실이 부족한 과밀 현상이 빚어지고 있고, 구도심 학교는 학생식당조차 없어 교실에서 밥을 먹는 열악한 처지다.

8일 인천연구원 도시경영연구실 배은주 선임연구원의 조사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인천지역 초등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는 24.1명으로 신도시 지역(26.1명)이 구도심 지역(23.6명) 보다 과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구의 신도시 지역은 27.5명으로 가장 많았다.

중학교는 신도시 30.9명(서구 35.7명), 구도심 25.8명이고, 고등학교(일반고)는 신도시 27.5명(서구 29.1명), 구도심 25.2명이다. 구도심의 인구 유출과 신도시의 인구 유입에 따른 불균형을 보여주는 통계다.

구도심 학교는 학교의 노후화뿐 아니라 식사 공간 부족 등의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의 식당 보유율은 구도심이 75%, 신도시가 97.4%였다. 특히 서구 내에서는 구도심(62.2%)과 신도시(100%)의 격차가 두드러졌다. 계양구의 보유율이 44.4%로 가장 낮았다.

중학교는 구도심 86.2%, 신도시 100%의 차이를 보였다. 고등학교는 식당 보유율이 100%다.

구도심과 신도시는 학교의 건물 상태도 달랐다. 친환경 인증을 받은 초등학교 28개 중 18개가 신도시에 위치했다. 40년 이상 노후 건물을 보유한 초등학교는 54곳인데 구도심이 53곳이다. 중·고등학교도 상황은 비슷하다.

학생 1인당 장서 수와 교사(敎舍) 체육장 면적은 구도심이 더 여건이 좋았는데 이는 학생 수가 적기 때문이다. 신도시의 경우는 반대로 과밀현상으로 학생 1명이 누릴 수 있는 교육 인프라가 적은 셈이다.

인천연구원은 구도심의 노후시설 개선을 위해 학교별 우선순위를 정해 한정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투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구도심의 교육 여건은 학교 인프라뿐 아니라 지역의 사회문화 인프라가 함께 개선돼야 인구·학생 수 감소를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배은주 연구원은 "구도심은 지역 주민들이 함께 이용 가능한 학교 복합화 시설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며 "구도심 도시재생 사업도 경제 활성화에만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학교 활성화를 함께 추진해 학령기 자녀를 둔 부모들이 살고 싶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배 연구원은 또 "신도시 지역의 과밀 문제는 단기 극복이 어려워 면밀한 진단을 통한 중장기 계획, 재정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