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들이 코로나19 장기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인천 지역 대학의 항공 서비스 관련 학과 경쟁률도 전년 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에 사는 A(18)양은 2021학년도 대입 수시 전형에서 인천 지역 2년제 항공 서비스 관련 학과와 다른 지역 4년제 어문학과에 지원해 둘 다 합격했으나 고민이 크다.

그는 "어릴 적부터 항공사 승무원이 꿈이었는데, 코로나19로 물거품이 됐다"며 "2년 뒤 졸업하고 나서도 승무원 일자리가 있을지 몰라서 현실적인 취업 가능성을 따져 학과를 선택해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10일 각 대학과 입시업계에 따르면 2021학년도 수시 1차 모집 원서 접수에서 인천재능대·경인여대 항공 서비스 관련 학과 경쟁률은 지난해보다 절반이나 하락했다. 이들 학과는 수시 1차 모집에서 가장 많은 학생을 선발한다.

인천재능대 일반고 전형 항공운항서비스과는 38명을 뽑는데 전 학년도(25.72대 1)보다 54.7% 줄어든 11.66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경인여대는 일반 전형 항공관광과(주간) 63명을 모집하는데 지난해(29.65대 1)보다 53.8% 줄어든 13.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인하공전은 일반고 전형 항공운항과(주간)에서 103명을 선발하는데 전 학년도(43.57대 1)보다 26.18% 줄어든 32.1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기록했다.

최근 마무리된 이들 대학의 항공관련 학과 수시 2차 모집 경쟁률도 전년도에 비해 낮았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계 타격 등을 주된 경쟁률 하락 원인으로 꼽았다. 항공업계 채용 시장이 굳게 닫히면서 항공사 승무원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불안감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항공사 승무원들이 강제 휴직을 하는 등 항공업계 경영 악화가 가중되고 있다. 일부 항공사의 경우, 신입 승무원의 입사가 장기간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라 향후 항공사 관련 채용 일정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인천의 한 항공 서비스 관련 학과 교수는 "학령인구 감소로 수능 응시생이 줄어든 점도 있으나, 아무래도 코로나 여파로 항공업계는 적어도 2~3년간 어려울 것으로 예상해 지원자 수가 많이 줄었다"며 "항공사 승무원을 희망하는 수험생 부모들이 헤어와 뷰티 전문학과 등 고용 불안 없이 확실한 기술을 배울 수 있는 학과에 지원할 것을 권유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