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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12일 조두순이 안산 자택으로 돌아왔다. 나영이(가명)에게 금수 같은 죄를 저지른 대가로 12년 징역형을 모두 마친 이날 아침 서울 남부구치소에서 출소한 것이다. 그가 도착한 자택 골목은 아수라장이 됐다. 항의하는 주민, 유튜버, 경찰이 조두순을 중심으로 한데 엉켜 큰 소란이 일었다. 이날 0시 기준 1일 확진자 950명은 국내 코로나19 발생 이후 최대였지만, 그를 향한 적대감이 코로나 공포보다 컸던 셈이다.

조두순을 향한 국민적 적대감은 죄와 벌의 격차 때문이다. 죄는 입에 올리기조차 혐오스럽다. 인두겁을 쓰고 할 짓이 아니었다. 벌은 인자했다. 강간으로 5년, 살인으로 2년 징역형을 살았던 전과 17범이 가중 처벌은 커녕, 술에 취했다는 진술만으로 무기징역에서 12년으로 감경받았다. 조두순 여론에 놀란 정치권은 지난해부터 조두순 관련법을 무더기로 쏟아냈지만, 그의 처벌을 늘릴 수는 없었다.

그 바람에 여론이 조두순을 사회적 감옥에 재수감하는 형국이 됐다. 조두순의 정상적인 사회복귀는 힘들 것이다. 전자발찌 보다는 시민의 시선 때문이다. 국민들, 특히 안산 시민들이 한사코 그를 격리하려는 이유는 재범의 우려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조두순을 반사회적 인격장애자나 사이코패스로 진단한다. 이들은 충동적이며 교활하고 죄책감이 없다. 오스트리아 연쇄살인범 잭 운터베거는 첫 번째 살인으로 복역하던 중 세상을 감쪽같이 속인 연극으로 형 집행정지로 풀려났다. 출소 후 소설가, 기자로 명성을 누리면서도 오스트리아 미국에서 여성들을 연쇄적으로 살해했다. 범죄 충동은 마약과 같다.

조두순도 나이만 먹고 그냥 나왔다. 그는 죗값을 치렀다고 생각할 수 있다. 68살 먹은 출소자에 대한 사회적 적대감이 부당하다며 적대감을 느낄 수 있다. 사이코패스 범죄 충동을 부추길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다. 조두순 동네 주민들은 공포에 시달리고, 유튜버들은 조두순 특수를 겨냥해 어떤 기행도 마다치 않을 기세다. 그가 출소할 때 걸친 롱패딩 제조업체는 언론에 로고를 모자이크 처리해달라고 읍소한다. 더 곤란한 건 법정형을 다 마친 출소자를 향한 사회적 조리돌림에 동조하거나 모른척하면서 겪어야 하는 인권의 상대성과 양심의 불편이다.

어처구니없는 처벌과 범죄인 교화에 무관심한 교정행정으로 겪는 정서적, 사회적 비용이 너무도 크다.

/윤인수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