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위, 민주평통 사업예산 심의
행정복지위원회 이어 끝내 '삭감'
부천시의회 예결위원회 시의원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부천시협의회의 2021년 사업 예산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단체 길들이기성 갑질 발언' 논란이 일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13일 부천시의회에 따르면 부천시의회 A의원이 지난 9일 오전 시의회 예결특위 계수조정과정에서 "회장(정인조 민주평통부천지회 회장)한테 연락을 받은 사람이 있느냐. 시장과 국회의원에게만 전화하고 말이야"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평통 독립운동 유적지 연수 등의 명목으로 상정된 2021년 예산은 5천400만원. 이 예산은 해당 상임위원회인 행정복지위원회(위원장·이소영)에서 2천800여만원이 삭감된 2천500만원이 예결위(위원장·박순희)에 올라왔으나 끝내 삭감됐다.
B의원과 C의원 등에 따르면 이날 예결위 계수조정에 앞서 A의원이 "예전에는 김모 회장이 의원을 찾아가서 사정하고 했는데, 지금은 위에 가서 만나고 의원들에게는 전화나 만나러 온 적이 없다. 전화받은 사람 있느냐, 시장한테 전화하고 여기도 안 오지 않았냐"며 불쾌감을 나타냈다는 것이다.
B의원은 "과거 김병학 회장님 때도 계속된 사업인데 그러면 안되지 않냐고 얘기했지만 결국 예산은 삭감됐다"고 말했다.
행정복지위원회에서는 이 예산에 대해 "타 단체와의 형평성 부족으로 해외 사적지탐방 및 역사강좌경비를 삭감한다"고 이유를 밝힌 바 있다.
민주평통 관련 예산이 부천시의회에서 삭감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위원장인 민주평통 예산을 민주당 의원이 삭감한 부분에 대해서도 기현상으로 비쳐지고 있다.
민주평통 해외연수는 지난 6월 행정복지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코로나19 재난상황에서 해외연수 계획을 세웠다가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 A의원은 "그렇게 말한 사실이 없다. 제보자가 어떤 의원인지 모르지만 대면을 시켜 달라"고 말해 진실공방이 펼쳐질 전망이다.
한편 이번 부천시의회 예결위원회는 박순희 위원장을 비롯한 박찬희, 김병전, 이상윤, 임은분, 이상열, 최성운, 권유경, 남미경 의원 등 9명이다. 이 중에서 권유경·남미경 의원을 뺀 7명의 예결위원이 민주평통 예산삭감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천/장철순기자 s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