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논란 이어 사장 공석 장기화 원인… 공개경쟁 채용 중단상태
공항소방대 실직사태에 집단민원·보안검색요원 1900명도 절차 멈춰
권익위 구제권고에도 "해법 없어… 내년초 새사장 취임후 대책 모색"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진행하는 비정규직 정규직화 사업이 반년 동안 멈춰 있다. 사회적 논란에 이어 사장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사업 중단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정규직화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은 비정규직을 구제해야 한다는 국민권익위원회 권고도 당분간 이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인천공항소방대 관리직이 낸 집단 고충 민원에 대한 조사를 완료하고 인천공항공사에 구제 대책을 마련하도록 권고했다고 14일 밝혔다.
인천공항소방대 관리직은 용역회사 경력을 포함해 인천공항에서 평균 15년 이상 소방 업무에 종사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정부의 공공 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공개경쟁 방식으로 인천공항소방대 직원들을 직접 고용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인천공항소방대 관리직 중 8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들은 "인천공항소방대 관리직은 노동조합원에서 제외돼 노·사·전문가협의회에 참석하지 못했고, 이는 절차적으로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또 "관리직 정원이 축소된 상태에서 기존 근무 경력자에 대한 배려나 탈락자에 대한 구제 방안 없이 공개경쟁 채용 시험에 탈락해 실직한 것은 부당하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권익위는 채용 과정에서 관리직 경력에 대한 가점이 부여되지 않는 등 기존 근무자에 대한 보호 방안이 상대적으로 미흡했던 점을 지적했다. 또 채용 과정에서 탈락해 자회사에서조차 실직된 것은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를 제한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구제 대책 마련을 인천공항공사에 권고했다.
권익위의 구제 권고에도 인천공항공사는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기존 방침인 '다른 일자리 알선'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는 입장이다.
인천공항공사가 직접 고용 방침을 밝혔던 보안검색요원 1천900여명에 대한 채용 절차도 멈췄다. 인천공항공사가 기존 방침(공개경쟁)대로 채용을 진행하면 수백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현재의) 사장 직무대행 체제에서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새로운 사장이 임명돼야 기존 방식을 고수하든 새로운 방법을 찾든 관련 절차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본환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지난 10월 해임됐다. 최근 신임 사장 임명을 위한 서류 접수가 마감됐으며, 최종 임명은 내년 1월 중순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