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수성 예민' 외부인 출입에 우려
"교육공간 확보가 우선순위" 주장

인천 강화군 강화여자고등학교에 붙어있는 옛 강화여자중학교 자리에 지역 교직원 공동관사 신축이 추진되면서 학부모와 교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학교공간 안에서 학생과 외부인이 함께 생활해선 안 된다는 게 반발의 이유다.

인천시교육청과 강화교육지원청은 강화읍 옛 강화여중 부지에 기존 학교 건물을 헐어내고 60가구 규모의 교직원 공동관사를 신축한다는 구상이다. 현 강화여고와 인접해 있었던 강화여중은 지난해 초 다른 장소로 신축·이전했고, 기존 건물은 현재 비어있다.

시교육청과 강화교육지원청은 섬지역인 강화군으로 출·퇴근하기 어려운 교직원을 위해 공동관사 7곳(173가구)을 운영 중이지만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도 관사 대기자가 167명에 달해 입주 대기 기간만 1년이 걸린다고 한다.

그러나 강화여고 학부모와 일부 교사들은 옛 강화여중 부지에 교직원 공동관사를 건립하면 학생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관사가 지어질 경우, 산지라서 관사 건물 1층이 여고 교실 4층과 같은 높이로 관사가 여고를 내려다보는 위치다.

강화여고의 한 학부모는 "감수성이 예민한 여고생의 면학 분위기에도 좋지 못한 영향을 줄 것"이라며 "공동관사에는 교사와 가족들이 함께 생활할 수 있어서 학교공간에 외부인이 오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화여고 교사와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와 학생들은 교육공간 확보가 더 우선순위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학교에 관사가 설치된다면, 그만큼 학교용지가 줄어들어 교육공간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주장이다.

학교 관계자는 "고교학점제 운영을 위해 일반교실 31개와 멀티미디어실 3개, 다목적실 2개, 시청각실 2개, 동아리실 3개 등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종호기자 k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