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부사상 첫 3파전서 전체 과반 득표
계파등 구분없이 관계 '통합 아이콘'
교육감과 교육개혁 발맞춰 나가기로
"현장 교사의 일상을 고민스럽게 들여다보고, 깊이 있게 살피는 노동조합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합법지위를 되찾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 신임 지부장에 당선된 안봉한 검단중학교 교사의 포부다. 신임 사무처장은 전현진 교사가 맡는다. 두 사람의 임기는 내년 1월1일부터 2년이다.
최근 마무리된 전교조 인천지부 선거는 역대 지부장 선거 사상 처음 '3파전'으로 치러졌다. 과반 득표 후보가 없을 경우 결선 투표를 시행해야 한다.
하지만 결선 투표까지 가지 않겠느냐는 예상을 깨고 전체 투표수 가운데 925표(50.94%)를 얻은 안 당선자는 "다시 선거운동을 할 필요가 없어 잠깐 기분이 좋기도 했지만, 선거로 인한 후유증을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다시 어깨가 무거워졌다"며 "책임감 있는 자세로 벌어진 상처를 봉합해 하나가 된 모습의 전교조 인천지부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안 당선자는 전교조 인천지부 내부에서 '통합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조합 내부에서 조합원의 계파나 성향을 구분하지 않고 두루 폭넓은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전교조가 힘들던 시절 지부장으로 추대되기도 했는데 뒤늦게 다른 지부장 후보가 출마 의사를 밝히자 조직내 갈등이 있어선 안 된다며 사퇴한 일도 있었다.
그만큼 통합을 강조하는 그가 사상 처음으로 3파전으로 치러진 이번 선거에 마음이 불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분열된 조합원들의 마음을 추스르고 조합원의 일상을 돌보며 전교조 인천지부장 출신 교육감과 인천 교육개혁을 위해 발맞춰 갈 생각이다.
그는 무엇보다 전교조가 변화해 나아가야 할 시점에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국민들 상당수가 1989년부터 민주화 운동 전면에 나섰던 전교조에 대해 마음속 부채의식을 갖고 있다. 그래서 덮어 놓고 믿고 지지하고 응원해주시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30년이 지난 지금은 이제 그런 국민적 부채의식은 남아있지 않다. 거기에 기대려고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교조도 이제 새롭게 도전하고 만들어가야 하는 시기가 왔다"면서 "극단적인 투쟁 방식으로 조합원은 물론 국민들을 피로하고 지치게 하면서 현장 조합원의 지위나 이익, 교권 등은 방치해선 안 된다"고 했다. 조합원의 '일상'을 돌보겠다는 것이 그의 앞으로 과제다.
안 당선자는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취임 이후 학교 관리자들이 변화하고 있고 교육청 직원들도 바뀌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조합원들은 힘들다"면서 "현장 조합원 하나하나가 교육개혁의 파트너로 인천 교육을 혁신하는 일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