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큰기사 '아라뱃길…' 분석·대안 제시 눈길
경인칼럼 '철지난… 분도론' 체계적인 정리
전태일 50주기에 심층보도 빠진 건 아쉬움
경인일보 독자위원회는 서면으로 지난 11월 경인일보 보도에 대해 평가했다.
이재율(미래사회발전연구원 원장) 위원, 김준혁(한신대학교 교수) 위원, 김민준(정의당 경기도당 청년위원회 집행위원) 위원, 안은정(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위원, 유혜련(법무법인 정직 변호사) 위원, 김윤아(미술작가) 위원이 서면으로 의견을 보내왔다.
독자위원들은 올해 상반기부터 이어진 국민방위군 연속 보도를 인상 깊은 기사로 꼽았다.
김준혁 위원은 "한국전쟁 중 가장 참혹했던 사건인 국민방위군의 실체를 드러낸 연속기사는 그간 밝혀지지 않은 한국 현대사를 드러냈다. 매우 높이 평가하고 격려한다"며 "향후에도 국민방위군과 같은 좋은 연속기획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안은정 위원도 "발진티푸스의 확산과 피해는 국가가 초래한 사회적 질병이라는 의미 있는 주장을 전개했다"며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감염이 일어나는 발진티푸스가 국민방위군의 감염 사례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전쟁의 참혹성과 국민방위군이 처했던 상황이 얼마나 위태로웠는지 상상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전쟁의 참혹함과 아픔을 잘 모르는 세대에게 잊혀진 전쟁의 아픔과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마주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3~25일 지면에 실린 통 큰 기사 '아라뱃길 새길찾기 대작전'은 심층적인 분석과 대안을 제시한 기획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재율 위원은 "아라뱃길의 기원부터 사업 실패에 대한 분석과 국책사업을 추진할 때 고려해야 할 점까지 많은 시사점을 남겼다"며 "관계 지자체와 인근 주민들의 인식 설문조사를 통해 실제 여론까지 제시한 점을 높게 평가한다"고 했다.
코로나19 확진자의 급속한 증가에 따른 '3차 유행'을 경계하며 11월2일 1면에 실린 <[현장르포]주말 경기도내 번화가·관광지 '인산인해'>는 시의적절했다고 평가했다.
<고려인의 한국이주와 현실> 기획은 고려인 이주자에 대한 관심을 불러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다.
이 위원은 "경기도에만 고려인 이주자가 2만8천명이 넘는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그동안 이들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것 같다"며 "실제 겪고 있는 언어장벽과 일자리 문제를 구체적으로 취재하고 지자체의 지원과 제도개선을 촉구했다는 점이 매우 의미가 깊다"고 했다.
4일자 <[경인칼럼]철 지난 유행가, 분도론>은 역사적 관점과 전국적인 추세, 현재의 정책 여건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썼다는 평이 나왔다. <[이슈&스토리]세월따라 변화하는 '가족의 초상'>도 사유리 사건을 계기로 시대에 따라 변하는 가족 구성의 법적 테두리에 대해 잘 짚어준 기사였다.
유혜련 위원은 <[인터뷰 공감]백년가게 선정 수원 '쓰리에이안경점' 장영식 사장>에 대해 "자영업자들의 영업이 많이 위축된 상황 속에서 장수하는 지역 가게를 소개해 희망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인구주택총조사 '사생활침해' 민원 빗발>은 지나치게 개인적인 일까지 포함돼 사생활침해 민원이 다수 제기되고 있는 점을 조명한 점을 높게 사면서 정부의 필요성에 따라 무조건 사생활 침해적인 내밀한 내용까지 밝혀야 한다는 문제성을 짚어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 국회 통과에 맞춰 의제를 선정하고 화두를 던지는 기사를 접할 수 있었던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김민준 위원은 "서울 여의도 중심으로 돌아가는 한국 정치와 자치분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평소에는 주목받기 어려웠던 지방의회 정치인들의 목소리를 충실히 담아낸 점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지면 기사에 아쉬운 지점도 많았다. 이달 전태일 50주기를 맞아 노동 관련 의미 있는 보도를 찾아볼 수 없었던 점은 지적사항으로 꼽혔다.
김윤아 위원은 "문화면에 이전에 접하지 못한 작가들의 철학을 담은 인터뷰 내용이 있어 좋았다"며 "경제, 코로나 관련 이슈는 소위 전문용어가 왕왕 있었다. 전문용어를 잘 모르는 경우 생경함이 장애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뜻 풀이가 곁들여진 친절한 기사로 독자에게 친근하게 다가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안 위원은 "한국 사회에서 전태일의 죽음은 노동자의 인권과 노동권의 문제를 사회적으로 알린 소중한 의미를 담고 있다"며 "그런데도 경인일보는 전태일 50년이 갖는 의미와 노동자들의 투쟁 등 이야기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다"고 했다.
또 "주요 쟁점인 노동법 개악의 문제점과 전태일 3법 입법 관련 내용이 없었고, 어떠한 쟁점으로 총파업을 하는지, 어떤 것이 문제인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담은 기사가 없어 아쉽다"고 짚었다.
17일 <'경단녀' 예방… 힐링 무비데이>의 제목에 사용된 '경단녀'라는 표현은 차별 소지가 있는 단어라는 지적이 나왔다.
안 위원은 "언어가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과정과 함의하는 바를 짚어 봐야 한다"며 "단절의 과정 역시 여성들의 삶이었다. 손쉽게 사용하는 언어지만 사회적 맥락 안에서 어떻게 구성되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위기에 대한 심도있는 기획기사도 주문했다.
안 위원은 "<'남극빙하 녹아 한반도 온난화' 최초 규명…인천 '극지연' 연구 발표> 기사를 통해 빙하가 녹는 것이 한반도 온도 상승과 연결돼 있다는 정보를 얻었다"며 "최근 기후위기가 문제가 되고 있는 만큼 기후위기와 지역 관련 심도 깊은 기사들이 이어지기 바란다"고 제안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