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포격 10주기 어민 삶모습 잘 담아내
그린뉴딜은 실현 가능성 등 세부 내용 부족
낙태죄 폐지법, 찬반 논란 단순보도 아쉬움
경인일보 11월 지면을 평가하는 인천본사 독자위원회가 서면으로 진행됐다. 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 대유행함에 따라 본사는 이번 독자위원회를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했다.
신희식((사)아침을여는사람들 이사장) 독자위원장, 양진채(소설가)·이동익(민주노총 인천본부 조직국장)·홍지연(책방 산책 대표) 독자위원이 11월 지면에 대한 의견을 보내왔다.
이달 독자위원들은 다양한 기획기사들이 눈길을 끌었다고 했다.
신희식 독자위원장은 <통큰 기사, 경인아라뱃길 새길 찾기 대작전>(23~25일) 기사에 대해 "경인아라뱃길의 문제점과 활용 방안 등을 여러 측면에서 살펴보고 분석하고, 또 앞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도 짚어냈다. 경인아라뱃길 개통 이후 기대했던 만큼의 경제적 효과가 있었는지, 관광자원으로의 활용도는 있는지 항상 의문이었다"면서 "경인아라뱃길 공론화위원회의 기능재정립 방안 마련을 두고 기획한 이번 기사가 시의 적절했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이번 기획을 계기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갔으면 하는 마음"이라면서 "앞으로의 후속대책도 경인일보가 꾸준히 점검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동익 독자위원은 "아라뱃길 건설의 지난 과정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준 기사였다"면서 "경인아라뱃길 사업 실패의 원인과 책임규명을 위한 추가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양진채 위원은 "경인아라뱃길이 보낸 편지 형식의 글이 좋았다"고 했다.
신 위원장은 연평도 포격 10주년 기획기사 <남북관계 격랑 속에도… 연평 어민의 삶은 의연했다>(20일 1면), <[현장르포]'연평도 포격 10년' 아직도 잊지 못한 기억>(20일 4면) 기사 등을 눈여겨봤다. 신 위원장은 "남북대치 최전선인 서해5도 주민들의 삶의 모습과 평화를 염원하는 모습을 잘 그려냈다"고 평가했다.
신 위원장은 매주 금요일 6면에 게재되는 <김영준의 재밌는 클래식> 가운데, 특히 지난 6일 '광복 직후 시작된 '한국의 오케스트라' 편을 감명 깊게 읽었다고 했다.
신 위원장은 "클래식 기사를 1면에 연재하는 파격적인 시도로 음악애호가뿐 아니라 일반 독자들도 즐겁게 읽고 있다. 팬층이 생기고 있는 것 같다"면서 "특히 70회에서는 지역의 음악역사를 게재해 더욱 반갑게 읽었다"고 했다.
양 위원은 <이슈&스토리, 그 시절 '꼬마열차' 철도의 고향 품에 안기다>(13일 10면) 기사를 재미있게 읽었다. 양 위원은 "인천시립박물관에 전시된 '메이드인 인천', 협궤열차를 다룬 기사가 무척 반가웠다"면서 "내용도 충실하고 아기자기한 그래픽·일러스트까지 가독성이 높은 지면이었다"고 호평했다.
이 위원은 <5인 미만 사업장 산재보험 꿈도 못 꾸고…최저임금도 못 받아>(16일 6면) 기사를 높이 평가했다. 이 위원은 "코로나19에 가려진 노동자들의 생생한 현실을 증언하고 있다"면서 "미조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희생양으로 내몰리고 있어 정부의 대책이 부실하다는 증거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또 <코로나 찬바람 세차게 불고…기초생활수급자 늘었다>(30일 6면) 기사도 "코로나19로 소외되거나 생계 곤란의 처지에 내몰린 국민들의 문제를 잘 부각한 좋은 기사"라며 "대안과 대책에 대한 후속보도를 꼭 보고 싶다"고 했다.
아쉬운 부분도 많았다.
신 위원은 <인천형 뉴딜' 14조 투입…박남춘 인천시장 "11월, 그린뉴딜 집중">(9일 3면) 기사가 아쉽다고 했다.
그는 "디지털·그린·바이오·휴먼바이오 뉴딜 등 용어도 생소한데, 얼마나 실현 가능성이 있는 사업인지? 세부 내용은 무엇인지 궁금증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은 기사였다"면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정책이니만큼 지역 언론에서 분석해 냉정한 분석과 비판은 물론 대안제시까지 경인일보가 지속적으로 역할을 해 줬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 인천공항 허브화 날개>(17일 1면) 기사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 위원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에 대한 특혜성 논란 등 여러 가지 이견이 존재하고 있다"며 "장밋빛 환상만 얘기할 게 아니라 인수과정의 투명성, 특혜시비에 대한 문제 등을 균형 있게 기사화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낙태죄를 둘러싼 지역 상황을 다룬 <설익은 '낙태죄 폐지' 법안 논란…인천지역사회도 '진통'>(4일 6면) 기사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홍지연 독자위원은 "이 기사는 낙태죄폐지 법안에 대한 찬반 입장을 지역 종교계와 여성계로만 나누어 단순하게 보도했는데, '낙태죄 폐지'를 둘러싼 여러 논란을 제대로 다루기보다 피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면서 "다양한 입장의 깊이 있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아 아쉬웠다. 기획기사로 더 깊이를 갖고 들여다봤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했다.
전태일 열사 분신 사망 50주기를 맞은 달이었는데, 이를 기념할 만한 깊이 있는 노동기획기사가 부족해 아쉬웠다는 지적도 나왔다.
양 위원은 "전태일 분신 50주기 관련, 지역에서 열리는 노동문화제 기사나, 추모행사 등의 소식을 다룬 기사는 있었다. 각각의 기사들은 행사 소식을 충실히 전하는 좋은 기사였다"면서 "하지만 행사 기사가 아닌 경인일보 차원에서 전태일 열사의 죽음의 의미와 한국의 노동 현실을 깊이 있게 다룬 기획기사를 찾아볼 수 없었다. 무척 아쉬웠다"고 했다.
양 위원은 <소래포구, 새 랜드마크 '새우타워' 위용>(12일 10면) 기사의 '위용'이라는 표현이 조금 과하다고 지적했다. 양 위원은 "지역 사회에서 새우타워에 대한 논란이 많다. 실제 그 타워를 보더라도 '위용'이라는 표현을 쓸 건축물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정리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