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통 꺾임·연결·막힘 점검하고
실내환기 철저, 설치·수리 전문가에
평상시 안전점검 습관화해야
일산화탄소 중독 등 인명사고 예방

가스보일러는 이미 한국인의 겨울철 난방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최근엔 국내 기업이 만든 가스보일러의 해외 수출이 점차 확대되는 등 한국식 난방 시스템과 기술력까지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우리 겨울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가스보일러도 평상시 안전 점검이 제대로 안 이루어지면 일산화탄소(CO) 중독 등 인명피해 사고로 언제든지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는 인명 피해율이 폭발이나 화재 등 다른 사고보다 높아서 사용자들의 각별한 주의와 관심이 필수다.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집계한 가스 사고 통계를 보면 최근 5년간 전국에서 가스보일러 관련 사고가 28건 발생했는데 그중 85.7%인 24건이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였으며 이로 인한 인명피해가 54명(사망 20명, 부상 34명)이나 됐다. 또 최근 5년 연료용 가스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율은 사망률이 0.10명, 부상률 0.95명인 반면 가스보일러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율은 사망률이 0.81명, 부상률이 1.27명으로 더 높았다. 이처럼 연료용 가스와 가스보일러 사고의 인명 피해율을 비교해보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한 사망률이 전체 연료용 가스 사망률 대비 무려 8.1배나 높다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5가지 안전점검 습관만 지켜주면 충분히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가스보일러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는 대부분이 배기통 설치상태 불량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평상시 가스보일러와 배기통 상태를 꼼꼼하게 점검한다면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된다.
첫째로는 보일러 가동 전에 배기통이 처져 있거나 꺾인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배기통이 U자나 V자로 굽어지면 응축수 또는 빗물을 고이게 해 가스보일러의 배기가 원활하지 않게 된다. 이런 상태는 불완전 연소를 일으키고 발생된 일산화탄소가 실외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한다. 둘째, 보일러 배기통이 내부 벌집, 새집 등으로 막혀있지 않은지도 확인이 필요하다. 배기통 내부가 막힌 것 또한 불완전 연소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보일러의 정상적인 작동을 방해한다.
셋째, 배기통 연결부가 제대로 고정되어 있는지 확인한다. 제대로 고정되지 않거나 이탈되면 배기가스가 실외로 배출되지 않고 실내로 유입되어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넷째, 가스보일러 등 가스기기 설치·이전·수리 등을 할 땐 반드시 시공 자격을 보유한 전문가의 조치를 받아야 한다.
끝으로 밀폐된 공간에서 가스기기를 사용할 경우 공기 중 일산화탄소 농도 상승으로 사고 위험이 증가해 실내공기를 자주 환기하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한다.
지난 2018년 12월 수능을 마친 10명의 고등학생이 펜션에서 묵다가 목숨을 잃고 다친 일은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가 얼마나 치명적인지 전 국민에게 알린 사고였다. 이후 한 지인은 펜션 등 낯선 곳에 숙박을 해야 할 경우 제일 먼저 가스보일러 상태부터 점검하는 습관이 생겼다고 한다. 지난 2019년 1월엔 아파트 위층 고드름이 낙하하면서 피해가구의 배기통을 건드려 배기통이 이탈되고 일산화탄소가 실내로 유입되면서 2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고도 있었다. 이러한 사고는 사용자 입장에서 배기통 안전상태를 수시로 점검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안전은 관심이고 습관이다. 가스보일러 사용 전, 사용 중, 사용 후에 철저한 안전점검을 습관화해 국민 모두가 올 겨울을 따뜻하고 안전하게 보냈으면 한다.
/조상현 한국가스안전공사 경기지역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