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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절기를 보면 낮이 제일 긴 때가 하지이고 밤이 제일 긴 때가 동지인 것은 대부분 알고 있는 상식인데 이 가운데 고인들은 유독 동지를 중요시 여겼다. '주역'의 복(復)괘에 그 인문학적 의미가 들어있다. 주역은 64개의 괘(卦)라는 부호체계를 기본으로 구성되어 있다. 괘는 태극기에 있는 괘들처럼 삼층의 구조로 이루어진 8괘와 6층의 구조로 이루어진 64괘로 구분되는데 64괘는 8괘가 위아래로 중첩되어(8×8=64) 만들어진 것이다. 3층이나 6층을 구성하고 있는 한 층을 획(화)이라고 하는데 6층 구조인 6층 집을 지을 때 1층부터 지어 올리듯이 괘를 그릴 때도 맨 아래 획부터 그어 올라간다. 획은 두 가지 종류인데 하나는 한 일자로 이어진 모습( )과 한 일자의 가운데가 끊어진 모습( )인데, 이어진 부호를 양(陽)이라 하고 끊어진 부호를 음(陰)이라 한다. 양은 볕 양자로 밝고 따뜻한 낮에 해당하고 음은 그늘 음자로 어둡고 추운 밤을 상징한다.

64괘는 사람이 거주하는 6층 건물로 비유하면 6층 전체가 불이 켜져 있는 모습을 하고 있는 건괘(乾卦)도 있고, 6층 전체가 불이 꺼져있는 모습을 하고 있는 곤괘(坤)도 있다. 복괘(復卦 )는 사람이 거주하는 6층 건물로 보면 맨 아래 1층만 불이 켜져 있고 나머지 5층은 모두 불이 꺼져있는 모습이다. 원래는 6층이 모두 불이 꺼져 깜깜한 모습의 곤괘(坤卦 )였는데 1층에 다시 첫 불이 켜진 것이다. 이렇게 6층 건물에 모두 불이 꺼져 있다가 처음으로 1층에 불이 다시 켜진 모습은 계절의 기후로 보면 음적인 기후가 지극해진 상태에서 다시 양적인 기후가 처음으로 시동을 건다는 의미이다. 밝고 따뜻함을 처음으로 회복하는 때로 양명한 기운을 회복하여 질병이 없는 건강한 상태를 확충시켜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건강으로 우울한 나날을 보내는 지금 동지의 기운이 절실하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