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릭스 파란약·서태지 교실이데아
인간이 인공지능을 만드는 이유?
신·영혼·우주 형이상학의 영역
향후 20년내 가장 핫한 분야 될 것
현실의 세계 저 너머 내가 직접 가볼 수 없는 세계를 지금 여기에서 체험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인간의 꿈이었다. 과학자들은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MR(혼합현실), XR(확장현실)과 같은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연결하고 체험하려는 시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왔으며 이러한 복잡한 용어들을 뭉뚱그려 '메타버스'라는 단어를 또 만들어냈다.
메타(Meta)라는 말은 무엇을 넘어서라는 뜻이다. 메타피직스(형이상학), 메타버스(초월세계), 메타데이터(데이터의 데이터), 메타심리학(초월 심리학) 등은 이러한 의미를 포함한 분야들이다. '메타버스'란 'Meta+Universe'로 현실 세계를 넘어선 가상 또는 초월의 세계를 통칭하는 말이다. 우리 현실의 세계에는 시간과 공간이 내가 존재하는 곳에 한정되어 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세계를 입체적으로 보거나 창조하려면 가상의 세계를 상상하는 수밖에 없다. 왜 우리는 신이 보이지 않고 영혼이 어디 존재하는지 모를까? 인간의 시간과 공간 영역에 들어오지 않기(존재) 때문이다.
만일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고 지금의 장소에서 마음대로 가상의 세계를 통하여 새로운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면 그 또한 환상적인 일이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모피어스는 주인공 네오에게 빨간약과 파란약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을 요구한다. 빨간약은 진실의 세계이고 파란약은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가상의 세상을 의미한다. 네오가 사는 파란약의 세계를 인간들은 진실의 세계라고 믿고 있지만, 누군가 깨어 있는 사람이 나타나 이들을 깨우쳐 주기를 바라는데 그 사람이 바로 네오다. 당연히 네오는 빨간약을 선택한다. 어쩌면 지금 우리 인간들은 이 파란약의 세상을 만들겠다고 인공지능을 열심히 만들어 가고 있는지 모른다.
현실보다 더 진짜 같은 짜릿한 세상을 살기 위해 오늘도 우리 인간들은 백방으로 노력을 하고 있다. 테스형(소크라테스)은 2000년 전에 우리 인간은 쇠사슬에 발목이 묶인 채 동굴에 갇히어 동굴 벽에 비친 그림자를 보며 진짜 세상인 줄 알면서 살고 있다고 했다. 저너머 진짜의 세상인 이데아의 세계가 있다고 하는 이원론을 말했다. 저 하늘 어딘가에는 천당이라고 생각되는 진리의 세상이 있을 것 같고 무지개 저 너머엔 황금이 뒹굴고 꿈이 이루어지는 행복한 곳이 있을 것만 같다는 상상을 했다. 서태지는 교실 이데아라는 노래에서 지금의 학교는 입시 위주의 가짜학교이고 인성을 가르치는 진짜 학교를 우리는 원한다고 노래했다.
철학자들은 그 진짜의 세계가 무엇인지 찾겠다고 열심히 주먹질하듯 자기 생각이 옳다고 다툰 것이 2천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이때 형이상학이란 단어가 등장했으며 통상 존재론을 형이상학이라 불러왔다. 형이상학을 영어로 '메타피직스'(Metaphysics=Meta+ Physics)라고 한다. 형이상학은 우리 손으로 만져지는 물리적 세계를 넘어선 저너머 정신적인 사유의 세계에 존재한다. 우리는 "영혼이 있다/없다", "마음이 있다/없다"라는 말을 아무 생각하지 않고 쓰고 있지만, 영혼이 어디 존재하는지 마음이 어디 있는지를 밝히려고 무단히 애를 쓴 학문이 존재론이다. 신, 영혼, 우주 등은 우리의 감각의 세계를 넘어선 형이상학의 3대 영역이라 할 수 있다.
메타버스는 향후 20년 이내 가장 핫한 분야가 될 것이다. 새로 이사 갈 집의 인테리어와 가구 배치 등을 미리 구성해 본다든가 오늘 저녁 식사를 할 횟집의 위치는 어디이고 예약한 방의 구조는 어떻게 되어 있고 오늘 먹을 회는 얼마나 신선하게 관리되는가를 알 수 있는 정도는 초보단계이며 이미 일상이 되었다. 당연히 스타트업 경영자들은 멀리 보고 내일의 먹거리가 될 메타버스 분야를 깊이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달려들어야 할 듯하다.
/주종익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멘토·에버스핀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