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모바일 환경에 맞춰지니
ARM기반 CPU가 트렌드로 변화
자택 머무르는 긴 시간 기회 삼아
집안정보화 업그레이드 시켜보자

올해 국내 업계의 M&A 중 최대 규모는 SK하이닉스가 인텔의 NAND 사업부를 10조3천억원에 인수한 것이었다. 한가지 궁금한 것은 인텔인사이드로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i5, i7 등 컴퓨터 CPU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인텔사가 왜 사업부를 매각했을까 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 경쟁자인 AMD가 7nm 미세공정과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점유율을 높여가는 것도 있으나 애플이 노트북에 더 이상 인텔 CPU를 사용하지 않고 ARM 기반 CPU로 교체하겠다고 선언하였고 또한 MS의 경우도 노트패드인 서피스의 CPU를 자체 개발한 ARM 기반 CPU로 교체한다고 발표하여 인텔의 주가가 절반 가까이 떨어지게 되었다. 이에 새로운 기술투자를 위해서는 경쟁력이 낮은 사업부를 정리하여 투자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고 추측해 본다.
대체 ARM이란 무엇인가? ARM은 'Acron RISC Machine'의 첫 글자로 전기소비가 아주 적은 소형의 CPU를 만들기 위하여 CPU가 사용하는 명령어 세트가 단순화된 RISC(Reduced Instruction Set Computer) 방식을 채택하여 설계한 CPU이다. 스마트 폰에 사용되는 CPU인 AP(Application Processor)는 모두 이러한 방식으로 개발되어 왔다(소형, 저전력, 저발열). 반면에 컴퓨터용 CPU는 CISC(Complex Instruction Set Computer) 방식을 채택하여 열도 많이 나고 상대적으로 부피도 커졌다. 그러나 모바일폰이 빠른 속도와 고도의 성능을 요구하면서 모바일 AP도 컴퓨터 CPU 못지 않은 성능을 갖게 되면서 서서히 패드나 노트북부터 CPU를 ARM 기반으로 바꾸는 트렌드가 나타나게 되었다. 현재로서는 초기이기는 하나 애플의 노트북에 ARM기반의 M1 칩을 사용하였는데 컴퓨팅 성능은 전과 비슷하면서 인터넷 접속, 배터리 사용시간, 발열은 압도적으로 좋아져 이제는 대세로 자리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노트북이나 패드에서는 인텔이나 AMD의 CPU가 아닌 ARM 기반의 CPU가 대세가 될 전망이다.
ARM은 또한 회사의 이름이기도 하다. 손정의 회장이 2016년에 38조원에 인수하였다가 올해 엔비디아에 47조5천억원에 매각하면서 4년만에 9조5천억원을 벌게 해준 회사다. 이 회사는 ARM 기반의 모바일폰 칩의 RISC설계 기술을 가지고 있어 퀄컴, 삼성전자, 애플 모두가 ARM의 설계도를 로열티를 주고 사서 자체 AP를 개발하고 있다. 앞으로 자율주행차에 사용되는 CPU는 ARM 기반으로 갈 확률이 높다. 이유는 ARM을 인수한 엔비디아는 GPU(Graphic Processing Unit)의 최강자로 인공지능 연산에는 GPU가 아주 유용하기 때문에 향후에는 ARM기반 CPU와 GPU가 하나가 되어 자율주행의 브레인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따라서 엔비디아도 앞으로 매우 주목해야 할 기업이라 볼 수 있다.
코로나로 말미암아 미래로 향하는 방향보다는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졌다. 모든 것이 모바일화되다 보니 노트북도 보다 모바일 환경에 맞도록 되어야 하겠고 그러다 보니 지난 수십년간 CPU의 대명사가 되어온 인텔이 퇴조하고 ARM 기반의 CPU가 트렌드가 되고 있다. 더 접속이 잘 되고 오래 가고 가볍고 열이 안 나는 마치 스마트폰과 같은 노트북이나 컴퓨터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코로나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이 기간을 통하여 집안의 정보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계기가 되면 코로나를 오히려 기회로 삼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남식 서울예술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