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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운정신도시 호수 주변 아파트 주민들이 공사장 소음에 '난청'을 호소하고 있다. 2020.12.28 파주/이종태기자 dolsaem@kyeongin.com

해솔마을 7단지 앞 아파트 공사장
암반 굴착 해머소리 온종일 '굉음'
"소음 너무심하다" 잇단 고통 호소
당초 '무소음무진동 시공' 알려져


"이른 아침부터 '꽝꽝' 대는 소음에 도무지 살 수가 있어야지요."

파주시 운정신도시 호수 주변 아파트 주민들이 인근 공사장에서 아침부터 하루종일 '꽝꽝' 대는 굴착기 소음에 "살 수가 없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28일 주민과 파주시, 공사장 관계자 등에 따르면 H건설사는 운정신도시 해솔마을 7단지 앞 B3블록(와동동 1411번지)에서 지하 1층, 지상 4층 테라스형 아파트 186가구와 상업시설 30실을 짓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 지하 터파기 공사가 한창인 이 아파트공사장은 아침 일찍부터 지하 암반을 굴착하는 해머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이모(63·해솔마을 7단지)씨는 "베란다에서 빤히 내려다보이는 공사장에서 토요일은 물론 평일 아침부터 '쾅쾅' 대는 굉음에 놀라 가슴이 다 벌렁거린다"면서 "공사장에서 소릴 내지 않고 공사를 할 수는 없겠지만, 해도 해도 너무 한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또 김모(44·해솔마을 7단지)씨는 "토요일 세 살배기 딸 아이를 재워놓았는데, 갑자기 '쾅'하는 소리에 놀라 부르르 떨면서 울음을 터트렸다"며 "바로 앞에 3천명이 넘는 주민이 살고 있는 아파트가 있는데, 어떻게 폭탄 터지는 굉음을 낼 수 있느냐. 주민들이 공사장 입구를 막고 데모라도 해야겠느냐"며 비난을 퍼부었다.

양모(55·가람마을11단지)씨도 "요즘 코로나19가 무섭게 확산하면서 재택근무 중인데, 공사장 소음 때문에 업무에 집중이 안 된다"며 "이런 굉음을 계속 듣고 살다 보면 난청이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소음 민원이 쇄도함에 따라 파주시는 "토·일요일 소음 발생 공사를 자제하고, 평일 오전 10시 이후부터 소음 예방시설을 설치한 후 작업을 진행하라는 행정지시를 했다"고 밝혔다.

당초 이 공사장은 주변 아파트단지 소음 민원을 의식해 설계 당시부터 지하 암반공사는 '무소음무진동' 공법을 사용해 시공하기로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관계자는 "공사 소음을 내지 않기 위해 굴삭기 바가지로 살살 긁어내고 있는데도, 조금 단단한 바위는 파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소음 방지시설을 설치한 후 공사를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파주/이종태기자 dolsae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