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강안 철책철거 지역발전 새로운 시작점
아라마리나~전류리 포구~애기봉~대명항
'관광벨트' 지속가능한 100년 먹거리 핵심
대규모 개발보다 '쾌적한 환경 조성' 중점


2020122901001161300059431
정하영 김포시장
2020년만큼 일 많았던 해가 정말 다시 있을까 싶다. 그 많고 어려운 일을 중앙정부와 전국 226개 지방정부의 공직자들이 묵묵히 감당하고 있다. 코로나19, 조류 독감, 폭우·폭설 등 위기의 순간마다 최후의 보루는 결국 공조직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 김포시는 다른 어느 도시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4월부터 623억원 규모의 1차 재난지원사업을 펼쳐 위기 극복의 발판을 마련했다. 44만 모든 시민에게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해 골목상권의 불씨를 살렸다. 전국 최초로 모든 가정과 업체의 2개월분 상하수도요금을 전면 감면하고 1만3천400명의 임차 소상공인에게 100만원씩의 경영안정지원금을 정액 지급했다. 고등학생들과 일자리를 잃은 대학생들에게는 특별장학금을 지급하고 원아 수가 감소한 어린이집에 운영비도 지원했다.

김포시는 40억원 규모의 2차 재난지원사업도 지난 11월부터 시작했다. 무상교육에서 제외됐던 고교 1년생 3천400여명에게 3분기 교육비 중 최대 7만5천원씩 지원했다. 또 관내 전체 유치원생과 초·중·고교생들에게 1인당 4만원의 로컬푸드 식재료 구매 교환을 지급했다. 하반기 확진자 방문으로 상호가 공개된 소상공인들에게는 최대 200만원을 지원하고 김포시가 관리하는 공영주차장 이용 요금도 1시간씩 감액하고 있다. 배달음식 이용이 많이 늘어난 상황을 고려해 종량제봉투 지원사업도 준비 중이다.

사실상 지방정부로서 할 수 있는 건 다하고 있는 셈이다. 김포시는 골고루 필요한 부분에 제대로 지원하면서 코로나19의 파도를 헤쳐왔다. 이런 직접 지원의 효과성과 범위에 대해 아직도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은 교과서에 매몰되지 말고 시민과 소상공인들의 이야기를 경청해 보길 권한다. 1만번의 회의와 토론으로 세월을 보내기보다는 풀 한 짐 베다가 쇠죽 쑤어 나누는 지혜가 필요한 때였다.

김포시는 최근 김포한강신도시와 시 북부권 공원을 새롭게 단장했다. 다양한 버스노선이 추가됐고, 김포도시철도 차량도 늘어날 예정이다. 올해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D 신설, 서울지하철 5호선·인천지하철 2호선 연장, 해강안 철책 제거,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 출범, 애기봉평화생태공원과 배후관광단지 조성 등 도시경쟁력을 높이고 김포의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기회가 기다리고 있다. 스마트에코경제도시, 평생교육도시, 평화관광도시, 신도시 완성 등 큰 목표와 함께 확실한 김포 발전의 원년을 만들려 한다. 그 방점이 해강안(海江岸) 경계철책 제거다.

김포시는 올해 김포를 둘러싼 해강안의 철책을 제거해 자연 경관을 시민들에 돌려줄 계획이다. 김포시의 철책 철거사업은 1단계(서울 시계~일산대교)와 2단계(일산대교~전류리포구, 초지대교 남단~안암도 유수지)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1단계 중 서울 시계~김포대교 약 1.3㎞는 2012년 우선 철거됐다. 나머지 김포대교~일산대교 8.4㎞ 구간이 문제인데 감시 장비 설치사업 관련 소송이 8년째 진행 중이다. 1심, 2심 다 김포시가 승소했으나 대법원에서 3년째 계류 중이다.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지만 조만간 판결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철책 철거가 확정된 곳은 2단계 구간이다. 전류리포구까지 8.1㎞, 안암도 유수지까지 5.8㎞ 구간은 지난해 말 철책 제거를 위한 감시 장비 설치가 이미 완료됐다. 감시 장비는 국방부가, 철책 철거와 복원은 김포시가 담당한다. 김포시는 철책 철거 후 수변 공간 활용을 위한 실시설계용역에 착수했다. 올해 하반기면 2단계 구간 철거가 완료될 예정이다. 비록 일부 철책이 존치되긴 해도 그토록 바라던 '철책 없는 한강'을 드디어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강과 염하의 철책 제거는 김포 발전의 새로운 시작점이다. 아라마리나를 시작으로 전류리포구를 거쳐 애기봉에서 다시 대명항까지 해강안을 잇는 관광벨트가 김포의 지속가능한 100년 먹거리의 핵심이다. 철책이 제거돼도 해당 구간은 하천법에 따른 특별보전지구라는 제약이 있다. 급격한 대규모 개발보다는 쾌적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산책 위주의 시설을 조성하고 논의의 폭을 점차 넓혀 나아가야 한다.

/정하영 김포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