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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백령공항 건립 예정 부지인 백령도 진촌리 솔개간척지 일대. 2020.11.26 /옹진군 제공


국가재정평가위원회 대상 선정 심의, 5월에 이어 또다시 탈락
응급의료 개선 등 '찬물'… 균형발전 아닌 경제적 논리 비판도


서해 최북단 섬 백령도에 공항을 건설하는 사업이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선정 심의에서 또다시 탈락하면서 무산 위기에 몰렸다.

인천 옹진군은 29일 진행된 기획재정부의 제4차 국가재정평가위원회 심의에서 백령공항 건설 사업이 부결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월 제1차 심의에서도 탈락했던 백령공항 사업은 연이은 탈락에 좌초 국면에 놓였다.

국가재정평가위원회는 총 사업비 500억원 이상의 대형 국책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 착수 여부를 결정하는 기구다. 일단 재정평가위 심의를 통과해야 예타를 통해 사업의 경제성을 평가받을 수 있다.

하지만, 백령공항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도 선정되지 않으면서 지난 10년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다.

백령공항은 국토부가 인천 옹진군 백령면 진촌리 솔개간척지 25만4천㎡에 민군 겸용 공항을 짓는 사업이다. 길이 1.2㎞, 폭 30m 규모의 활주로와 여객터미널, 계류장, 관제탑 등을 갖추고 50인승 소형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도록 계획됐다. 총사업비는 1천208억원으로 2025년 완공이 목표다.

이 사업은 지난 5월 심의에서 "전국 지방공항 6곳의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새로운 공항 사업을 추진할 경우 적자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고배를 마셨다.

이번 심의에서는 가덕도 신공항 추진과 울릉공항의 착공 등 전국적으로 지방 공항 사업 붐이 일면서 백령공항 건설에도 긍정적 영향이 미칠 것이란 기대가 있었으나 결국 같은 이유로 문턱을 넘지 못했다.

북한과 마주한 서해 최북단 섬지역의 특성상 경제적 논리보다는 국토균형발전 논리가 적용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백령공항 사업이 좌초 위기에 놓이면서 항공 노선을 활용한 서해5도 관광 활성화에도 찬물이 끼얹어졌다. 백령도의 육상 응급 의료 연계 체계도 열악한 현 상황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졌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