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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6일 오후 3시41분께 구리시 교문동 장자2사거리 인근의 한 아파트단지 앞 도로에 지름 10m 크기의 대형 싱크홀이 발생했다. 2020.8.26 /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

 

올해 8월 구리시 교문동에서 발생한 대형 싱크홀(지반침하) 사고는 인근 지하철 8호선 연장선(별내선) 터널공사가 원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취약지반에 대한 보강없이 지하로 터널을 뚫다가 땅 꺼짐이 발생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시공사와 감리업체 등에는 관리 미흡에 대한 책임을 물어 벌점 등이 부과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 구리시 지반침하 중앙지하사고조사위원회는 구리시 대형 싱크홀 사고에 대한 조사 결과를 지난 29일 발표했다.

지난 8월26일 구리시 교문동 인근 도로가 갑자기 내려앉으며 직경 16m, 깊이 21m의 대형 싱크홀이 발생했다.

국토위는 터널·토질·법률 등 분야별 8명 전문가로 조사위를 꾸렸다. 조사위는 4개월간 인근 노후 상수도관의 누수 때문인지 사고지점 하부를 지나는 별내선 복선전철 터널공사의 영향인지 크게 두가지 측면에서 사고원인을 검토, 이번 싱크홀의 원인이 별내선 터널 공사라고 규명했다.

조사위는 터널공사를 한 시공사가 취약지반을 확인하는 등 시공상 위험성을 예측할 수 있었음에도 지반을 보강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으며, 이같은 미흡한 시공관리로 인해 싱크홀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시공사는 시공단계에서 다른 회사가 지반조사와 굴착면 전방의 지반조건을 확인하기 위한 수평시추조사를 통해 싱크홀이 발생한 곳의 배후면에 취약 지반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음에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

또 싱크홀 사고에 앞서 지난 8월13일 사고 위치 후방 12m 지점을 굴착할 때 평상시보다 과도한 유출수가 터널 내부로 유입되는 등 전조 현상이 있었지만 국부적인 조치만을 취하고 굴착면 전반에 대한 추가 지반조사와 보강도 없이 기존 설계대로 굴착 공사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위는 상수도관은 싱크홀 사고와 연관이 없다고 밝혔다.

싱크홀이 생긴 지 5분 정도 지난 뒤 상수도관이 파손되면서 누수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조사위는 "당시 싱크홀 발생 시점인 오후 3시 36분에서 5분이 지난 오후 3시 41분에 상수도관 유출량이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시공관리 소홀로 지반침하 사고를 유발한 시공사와 감리업체에 대해 발주처, 인·허가기관, 지방국토관리청 등 처분기관과 협의해 내년 초 관련 규정에 따라 벌점부과 등 행정처분할 계획이다.

구리/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