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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를 살펴보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내가 위나라에서 노나라로 돌아온 후에 음악이 바루어져서 아와 송이 각각 제자리를 찾았다." 공자가 위나라에서 노나라로 돌아온 시기는 공자의 나이 68세 때로 추정되는데 공자의 주유천하가 끝난 해이기도 하다. 후대에 이 구절을 두고 당시 노나라에 상대적으로 예(禮)는 잘 보존되어 있었지만, 악(樂)은 흐트러져 정리가 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았다. 공자가 여러 나라를 주유하면서 다양한 노래와 가사의 자료들을 접할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에 공자가 시경(詩經)을 정리하면서 시와 악을 각기 내용과 종류에 따라서 분류했다는 것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시경'을 내용에 따라 풍(風), 아(雅), 송(頌)으로 나눈다. 풍은 민간에서 유행하는 민요이다. 아송(雅頌)에서 아(雅)는 주나라 왕실에서 연주하던 악곡, 송(頌)은 종묘에서 제사 지낼 때 쓰던 무악이다. 풍이 대부분 서정적 내용이라면 아와 송은 주로 서사적인 내용이다.

묵자가 음악을 비판한 것에 비해 순자는 음악을 극찬했다. 그는 음악의 효과를 내세우며 묵자를 비판한다. 묵자의 경우 자신이 무언가 비판할 때 그 근거로 '성인도 그랬다'는 식의 논법을 사용한다. 묵자는 음악은 성왕들이 부정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순자는 정반대의 주장을 한다. 묵자가 성왕들이 음악을 부정하였다고 하였으니 성왕들의 음악에 대한 내용 중 먼저 '아송(雅頌)'을 가지고 이야기한다. 선왕들은 어지러움을 싫어했기 때문에 아송(雅頌)의 음악을 제정한 것으로 보았다. 그 아송의 소리는 즐거우면서도 악한 데로 빠지지 않게 한다. 그 가락과 장단으로 사람의 선한 마음을 감동시켜 삿되고 더러운 기운이 가까이 할 수 없게 한 것이 바로 선왕들이 음악을 정립한 이유인데 묵자가 이를 부정하였으니 크게 잘못된 것이라는 것이다. 모든 것은 때를 벗어나서 생각할 수 없으니 지금의 음악을 가지고 옛날의 음악을 왈가왈부하기 힘들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