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편향 정보만 보게 돼

맞춤 추천은 사용자의 사용 패턴을 분석하여 비슷한 유형의 게시물과 영상을 보여주는 기능인데 추천을 하기 위해선 내가 그동안 검색하거나 본 것들에 대한 정보가 모두 수집된다.
이 과정에서 한 가지 불편한 진실이 생긴다. 바로 내가 원하지 않아도 추적 광고가 생성된다는 것이다. 추적 광고란 내가 검색하고 본 것들에 근거해 비슷한 광고를 띄우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내가 인터넷 창에 가방을 검색했다면, SNS에 들어갔을 때 가방 관련 광고 글이 피드에 올라오게 되는 것이다.
또 다른 불편한 진실은 바로 나도 모르게 편향적인 정보만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이다. 맞춤 추천은 내가 봤던 것들과 비슷한 것들을 추천으로 띄우게 되어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내가 보는 것만 보게 된다. 즉 관심이 없는 분야의 글과 영상들은 뜨지 않기 때문에 접할 기회가 더욱 줄어든다는 것이다.
관심이 없더라도 목록에 보이면 클릭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지만 맞춤 추천으로 인해 내가 관심이 있는 것들이 그 목록을 가득 채우게 되면 내가 관심이 없는 분야는 직접 검색해보지 않는 이상 접하지 못하게 된다.
이렇게 맞춤 추천, 웹사이트의 알고리즘에 의해 선별돼 정보만 수용하게 되는 것을 '필터 버블' 현상이라고 부른다. 이는 일라이 파리저가 2011년 자신의 저서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로, 그는 TED에서도 이 위험성에 대해 강연한 바가 있다.
그가 저서를 발표했던 건 2011년으로 벌써 9년 전이다. 지금은 9년 전보다 SNS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이 엄청나게 성장했기에 그 위험성도 더욱 커졌을지도 모른다. 이대로 SNS와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변별력 없이 사용한다면, 우리에게 어떤 재앙이 닥쳐올지 아무도 알 수 없다.
편향된 정보는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위험해서 사회 양극화를 부추길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알고리즘을, 필터 버블을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현재 SNS상에 보이는 갈등들 중 절반가량은 알고리즘이 제공한 편향된 정보가 야기한 것일지도 모른다.
/고양 저동고 이찬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