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교육청, 배포 교사용 교재 논란
연평 포격 등 사건에 중요한 영토
"4시간내 코스 만들다 보니" 해명
"다리 연결된 섬도 많은데" 반박


인천시교육청이 제작한 인천 알기 탐방 교재에 옹진군을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학생들에게 인천을 제대로 가르치겠다며 시교육청이 만든 교재가 정작 중요한 '인천의 섬'을 빠트렸다는 비난이 커지고 있다.

시교육청이 최근 각 학교에 배포한 '인천을 품고 세계로'란 교재 목차를 보면 '파트1'은 중구·동구·미추홀구, '파트2'는 부평구·계양구·서구, '파트3'는 남동구·연수구, '파트4'는 강화군이다.

책의 어디에도 옹진군이 빠진 이유에 대한 설명이 없다. 교재를 추가 발간할 계획이라면 '1권' 같은 차례를 표시하는 게 일반적인데 이번 교재에는 그런 표시가 없다.

이 교재는 시교육청이 '동아시아교육과정'을 전면에 내세우며 인천을 경험할 수 있는 20개 도보 탐방 코스를 개발해 코스에 대한 설명을 담아 배포한 교사용 자료다. 현직교사 9명이 집필에 참여했고, 민주시민교육과 과장, 장학관. 장학사가 기획에 참여해 함께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교재가 배포된 이후 인천의 중요한 섬마을을 통째로 다루지 않은 데 대한 비판이 따갑다. 책을 접한 이들은 "옹진군이 인천 행정구역에 포함된 역사가 길지 않다고 해서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옹진군은 강화군과 함께 1995년 3월1일 경기도에서 지금의 인천광역시로 편입됐다. 옹진군의 인천 편입 이후 연평포격과 천안함 폭침 등 분단의 아픔과 함께 이야기되는 큰 사건이 벌어졌다.

김윤식 전 인천문화재단 대표는 "역사는 물론 군사, 어업, 생태·환경 등 인천의 영토로써 옹진군이 중요하다는 이유를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힘들다. 인천의 육지만큼이나 많은 이야기를 품은 곳"이라며 "교재를 수정하거나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교육청은 "4시간 이내에 도보로 소화할 수 있는 코스를 만들다 보니 옹진군이 빠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옹진군 측에서는 "다리로 연결돼 배를 타지 않고 갈 수 있는 섬도 많다"며 "수도권 최대의 화력발전소가 있는 영흥도는 당일 답사도 가능하다"고 꼬집었다.

옹진군 출신의 한 현직 교사는 "섬이 빠진 인천 탐방 교재를 만들고 세계로 뻗어 가는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발상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자료집을 살펴보다 중간에 덮었다"고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올해 추가로 20개 코스를 개발할 계획인데, 내용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