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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가 활동하던 시대는 합종연횡의 전국시기였다. 진나라에서는 법가인 상앙을 등용하여 왕의 권력과 백성의 통제를 강화했다. 초나라와 위나라에서는 오기를 등용하고 제나라에서는 손빈과 전기를 등용하여 군사력을 강화하던 시기였다. 맹자는 당시 왕들에게 인정(仁政)을 펼치기를 권하였지만 당시 왕들은 그 말이 현실과 거리가 멀다고 여겨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럴 때 맹자가 사용한 대화법의 구체적 내용은 '함께 즐김'이었고 이를 다양한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하였다. 음악도 그중의 하나였다.

어느 날 제나라의 신하에게 왕이 자기는 음악을 좋아한다고 했다. 이 이야기를 맹자에게 전하자 맹자는 왕이 음악을 좋아하면 나라는 잘 다스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후일 왕을 직접 만나서 왕이 음악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노라고 이야기하자, 왕은 겸연쩍게 말한다. "나는 그저 세속의 음악을 좋아할 뿐입니다." 그러자 맹자가 이야기한다. "왕께서 음악을 좋아하심이 심하면 제나라는 거의 다스려질 것입니다. 세속의 음악이 곧 선왕의 음악입니다." 그러자 왕이 의심스럽게 묻는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이에 대해 맹자는 '함께 즐김'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음악을 혼자 들으며 즐기는 것보다 사람들과 함께 들으며 즐기는 것이 더 즐겁다는 인간의 상정(常情)을 꺼내 든다. 당시 학정에 백성들은 굶주림에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고대 궁실에서 혼자만 음악을 즐기게 되면 백성들은 그 음악을 즐거워하지 않는다. 거꾸로 백성들이 굶주리지 않는 정치 환경이라면 그 음악소리를 듣고 즐겁게 여긴다는 것이다. 이것이 맹자의 함께 즐김이다. 왕이 선왕의 음악을 혼자 즐기는 것보다 세속의 음악을 백성과 함께 즐기는 것이 진정한 즐거움이라는 맹자의 철학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