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시간대에 수도권에 10㎝ 가량의 눈이 갑자기 쌓이면서 수도권 대부분 도로가 얼어붙었다.
각 지자체는 가용 인력을 동원해 제설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갑작스럽게 많은 눈이 내려 쌓이면서 역부족인 상태다.
각 지자체는 가용 인력을 동원해 제설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갑작스럽게 많은 눈이 내려 쌓이면서 역부족인 상태다.
6일 수도권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까지 수도권에는 10.8㎝ 이상의 눈이 쌓였다. 과천이 10.8㎝로 가장 많았고, 서울 서초구가 10.3㎝, 하남이 7.4㎝, 성남·광명 7.3㎝, 시흥 6.6㎝, 수원 5㎝ 등이다.
눈이 퇴근시간대 내리기 시작하면서 수도권 전 도로가 정체를 빚고 있다. 경기도교통정보센터가 제공하는 도로정보에 따르면 수도권 전 도로에 '빨간 불'이 들어와 있는 상태다. 빨간색은 극심한 정체를 의미한다. 원활한 소통을 보일 땐 초록색, 약간 정체될 땐 노란색으로 표시된다.
실제 화성에서 수원, 용인, 하남, 서울을 잇는 국도 43호선의 각 구간별 차량 속도도 광교사거리에서 창룡문사거리 구간 최저 시속 6㎞에 불과할 정도로 정체를 빚었다.
도로를 지나는 차량도 눈으로 인해 사고날까 두려워 비상등을 켠 채 엉금엉금 기어가고 있다. 앞이 텅텅 비었음에도 평균속도는 20㎞ 이하 수준으로 달리고 있다. 도로에 쌓인 눈으로 중앙분리선과 차로 확인도 불가능했다.
도로가 극심한 정체를 빚으면서 시민들의 원성도 높아지고 있다. 평소 1시간 거리가 2~3시간으로 늘어난 까닭이다. 한 시민은 "시에 염화칼슘이 다 떨어졌는지 제설작업을 안 한다"며 "지금 1시간 넘게 머물고 있는데 제설차 하나 안 보이고, 뭐하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꽉 막힌 도로 한 쪽에선 시민들이 직접 쌓인 눈을 치웠다. 눈을 치우던 한 시민은 "갑자기 눈이 많이 내렸다. 이대로 얼면 큰일난다. 지금이라도 빨리 치워야 해서 나왔다"고 말했다.
눈으로 미끄러진 도로에 차량이 오르막길을 오르지 못해 시민들이 뒤에서 차를 미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권선동에 있는 한 주유소에서는 직원들이 모두 나와 눈을 치우고 염화칼슘을 뿌리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나선 시민들로 가득 차 있던 제설함은 어느새 텅 비었다.
한편 오랜만에 내린 눈을 만끽하는 시민들도 있다. 수원시내 한 아파트 단지엔 '눈썰매'도 등장했다. 눈을 즐기러 나온 어린이들은 저마다 눈싸움을 하거나, 눈썰매를 즐기며 눈을 즐겼다.
한적한 인계동에선 작은 눈사람을 만드는 커플도 있었다. 시민 박모(31)씨는 "인근에 사는데, 사람 발자국 하나 없는 눈이 높게 쌓여있어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며 "여자친구와 함께 추억을 나누고 싶어 눈사람을 만들었다"고 했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