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0601000253400010773.jpg
수원시 일대 도로가 차량으로 정체를 빚고 있다. 2021.1.6 /손성배 기자 son@kyeongin.com

퇴근 시간대에 수도권에 10㎝ 가량의 눈이 갑자기 쌓이면서 수도권 대부분 도로가 얼어붙었다.

각 지자체는 가용 인력을 동원해 제설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갑작스럽게 많은 눈이 내려 쌓이면서 역부족인 상태다.

2021010601000253400010774.jpg
수도권 도로가 빨갛게 물들었다. 2021.1.6 /경기도교통정보센터 제공

6일 수도권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까지 수도권에는 10.8㎝ 이상의 눈이 쌓였다. 과천이 10.8㎝로 가장 많았고, 서울 서초구가 10.3㎝, 하남이 7.4㎝, 성남·광명 7.3㎝, 시흥 6.6㎝, 수원 5㎝ 등이다.

눈이 퇴근시간대 내리기 시작하면서 수도권 전 도로가 정체를 빚고 있다. 경기도교통정보센터가 제공하는 도로정보에 따르면 수도권 전 도로에 '빨간 불'이 들어와 있는 상태다. 빨간색은 극심한 정체를 의미한다. 원활한 소통을 보일 땐 초록색, 약간 정체될 땐 노란색으로 표시된다.

2021010601000253400010775.jpg
수원의 한 도로에서 시민들이 열심히 눈을 치우고 있다. 2021.1.6 /김도우 기자 pizza@kyeongin.com

실제 화성에서 수원, 용인, 하남, 서울을 잇는 국도 43호선의 각 구간별 차량 속도도 광교사거리에서 창룡문사거리 구간 최저 시속 6㎞에 불과할 정도로 정체를 빚었다.

도로를 지나는 차량도 눈으로 인해 사고날까 두려워 비상등을 켠 채 엉금엉금 기어가고 있다. 앞이 텅텅 비었음에도 평균속도는 20㎞ 이하 수준으로 달리고 있다. 도로에 쌓인 눈으로 중앙분리선과 차로 확인도 불가능했다.

2021010601000253400010772.jpg
제설함이 텅 비어있다. 2021.1.6 /손성배 기자 son@kyeongin.com

도로가 극심한 정체를 빚으면서 시민들의 원성도 높아지고 있다. 평소 1시간 거리가 2~3시간으로 늘어난 까닭이다. 한 시민은 "시에 염화칼슘이 다 떨어졌는지 제설작업을 안 한다"며 "지금 1시간 넘게 머물고 있는데 제설차 하나 안 보이고, 뭐하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꽉 막힌 도로 한 쪽에선 시민들이 직접 쌓인 눈을 치웠다. 눈을 치우던 한 시민은 "갑자기 눈이 많이 내렸다. 이대로 얼면 큰일난다. 지금이라도 빨리 치워야 해서 나왔다"고 말했다. 

2021010601000253400010776.jpg
수원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아이들이 즐겁게 놀고 있다. 2021.1.6 /독자 제공

눈으로 미끄러진 도로에 차량이 오르막길을 오르지 못해 시민들이 뒤에서 차를 미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권선동에 있는 한 주유소에서는 직원들이 모두 나와 눈을 치우고 염화칼슘을 뿌리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나선 시민들로 가득 차 있던 제설함은 어느새 텅 비었다.

한편 오랜만에 내린 눈을 만끽하는 시민들도 있다. 수원시내 한 아파트 단지엔 '눈썰매'도 등장했다. 눈을 즐기러 나온 어린이들은 저마다 눈싸움을 하거나, 눈썰매를 즐기며 눈을 즐겼다. 

2021010601000253400010771.jpg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의 한 골목에서 커플이 눈사람을 만들고 있다. 2021.1.6 /김동필 기자phiil@kyeongin.com

한적한 인계동에선 작은 눈사람을 만드는 커플도 있었다. 시민 박모(31)씨는 "인근에 사는데, 사람 발자국 하나 없는 눈이 높게 쌓여있어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며 "여자친구와 함께 추억을 나누고 싶어 눈사람을 만들었다"고 했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