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6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코스피 3000 시대를 예고했다. 코로나 19에 따른 기업실적 악화와 대조적인데 동학 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적극 공략 때문이다. 증시 큰손인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연일 거액을 팔아치우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 사재기에 여념이 없는 것이다. 코스피지수가 올해 안에 3300 선까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증권업계의 낙관이 힘을 받는 탓이다. 실탄도 넘쳐난다. 증시에 언제든지 투입될 수 있는 투자자 예탁금 68조원에 자산종합관리계좌(CMA) 잔고 66조원 등 증시 주변에 맴도는 자금만 130조원으로 개미들은 호시탐탐 기회만 엿보고 있다.

지난 5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는 작은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며 증시 버블을 강도 높게 경고했다. 통화 정책수장이 신축년 벽두부터 충격요법에 가까운 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국민경제의 세 주체인 가계, 기업, 정부의 부채가 4천900조원에 육박했는데 국제결제은행(BIS)은 국내 가계와 기업 등 민간 부분의 빚 위험도를 11년만에 '주의'에서 '경보'로 격상했다. 민간부문 채무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작년 6월까지 12년 동안에 145%나 증가해 세계평균 증가속도(31%)보다 무려 5배나 빠르다.

작년 9월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101.1%로 2008년 금융위기 때의 미국(97.4%)보다 높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이 시작된 1990년 말의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70%였다. 전문가들은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이 70~90%를 초과하면 레드 카드를 주는데 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 가계 빚이 급증했다. 잇따른 부동산대책 실패로 빚내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 난 때문이다.

빚으로 연명하는 좀비기업 양산도 주목된다. 작년 9월 말 기업부채는 2천112조7천억원으로 GDP 대비 110.1%인데 중소기업 중 벌어서 이자도 못내는 곳이 절반 이상인 52.8%이다. 지난해 은행들은 2차례나 소상공인 대출금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을 유예해주었는데 올 3월 만기 때 채무불이행 기업들이 속출할 예정이다. 한국은행은 증시거품이 터질 경우 가계와 기업의 합계 신용손실액만 67조원으로 추정했다. 세계 3대 투자자 짐 로저스의 최악 버블위기 임박 주장이 두렵다.